미국, 쿼드 첫 정상회의 개최…패권 경쟁 중국에 견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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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매더 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 주지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민주당 소속의 뉴섬 주지사는 14일 주민소환 투표를 앞두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첫 대면 정상 회의를 오는 24일 백악관에서 개최한다. 쿼드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맞물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억제하기 위한 협의체로,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철군으로 확보한 역량을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24일 백악관에서 사상 첫 쿼드 대면 정상회담을 주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21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기간 각국 정상의 미국 방문과 맞물린 것으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참석한다.

조 바이든, 24일 백악관서 주최
중 ‘일대일로’에 맞서 협력 강화
동맹국, 중국 견제 수위 시각차
군사 분야는 주요 의제서 제외
한국 등 포함 쿼드 확대 관측도

쿼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외교장관이 참석하는 협의체로 운영되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정상간 회의체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화상 회담에서 4개국 정상은 코로나 백신 문제, 태평양 전략 등을 논의했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는 쿼드 격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면서 “이번 회의는 21세기 도전 과제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다자간 협의체를 구성해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여하겠다는 미국의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의제는 △쿼드 국가 간 유대 강화 △코로나19 펜데믹과 기후변화 대응 △신기술·사이버공간 분야에 대한 실질적 협력 증진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촉진이다.

4개 회원국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외교’와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에 맞서기 위해 백신을 빈곤 국가 등에 제공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동맹국을 동원한 글로벌 인프라 투자에 대한 구체적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0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면 회담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 맞춰 인도·태평양지역 국가들의 결속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다만 쿼드 회원국이 중국을 겨냥한 군사훈련까지 실시하는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중국을 자극하는 군사 협력 분야를 주요 의제에서 제외하고 보편적 관심사라 할 수 있는 분야를 제시한 것은 중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동시에 쿼드 확대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쿼드 회원국뿐만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 위치한 미국의 주요 동맹국 사이에서도 중국 견제 정도와 수위를 놓고 시각차를 보인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뉴질랜드, 베트남 등 동맹국을 추가해 쿼드를 ‘쿼드 플러스’로 확대하는 방안을 들고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미는 지난 5월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쿼드 등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인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바 있다.

이번 정상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말 아프간전을 종료한 이후 중국 견제에 더 큰 힘을 쏟는 동시에 동맹의 우려 불식에 공을 들이는 상황에 이뤄지는 것이기도 하다.

공화당 소속 빌 해거티 상원 의원은 트위터에 “아프간 철군 과정에서 바이든의 대실패는 인도의 이웃을 더 위험하게 만들었고 일본과 호주에 정당한 의문을 제기했다”며 “쿼드 회의 주재는 좋은 일이다. 우리는 동맹을 복구하고 새롭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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