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장림산단 업체들 “지하차도 공사로 건물 침하 등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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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을숙도대교~장림고개를 잇는 지하차도 공사가 수년째 이어지면서 신평·장림산업단지 입주업체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신평·장림산업단지관리공단(이하 신평장림공단)은 지난 8일 부산시에 ‘장림 지하차도 공사로 산단 업체들의 생산활동에 지장이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신평장림공단은 사하구 신평동과 장림동 일대 88만 5247㎡ 부지에 입주한 142개 기업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신평장림공단 측은 “장림 지하차도 공사에 따른 산단 내 입주업체들의 피해 상황을 지난달 자체 조사한 결과, 총 12개 업체가 바닥 균열과 건물 침하, 외벽 기울어짐 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생산 활동에 지장” 부산시에 공문
12개 업체, 바닥 균열 등 확인해
최근 깊이 4m 대형 싱크홀도 발생
부산시 “피해 보상·응급조치 진행”

장림 지하차도 공사는 사하구 신평동 을숙도대교에서 구평동 장림고개까지 이어지는 2.31km(지하 2km) 길이의 왕복 4~6차로 건설 공사다.

사업비 1911억 원(국비 852억 원, 시비 1059억 원)이 투입돼 2016년 공사를 시작했다. 올해 말 준공 예정이었지만, 현재 코로나 등으로 철근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준공이 내년으로 미뤄졌다.

문제는 수년째 이어진 공사로 인근 산단에 도로 침하 등 피해가 줄을 잇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일에는 공사 구간 내 보행자 통로에 너비 6m, 깊이 4m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하는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현장 직원이 이날 오전 7시 싱크홀 발생을 확인한 뒤, 시공사가 레미콘으로 임시 복구한 상태다. 침하한 도로 아래에는 가스관이 지나고 있었지만 다행히 추가 파손이나 유출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하차도 공사로 신평장림산단 업체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공사구간 바로 옆에 있는 A업체는 굴착 공사 탓에 건물 외벽이 기울어졌고, 아스팔트로 포장한 업체 앞마당에 균열로 인한 침수 피해까지 발생했다.

A업체는 “건물 외벽 붕괴가 가장 우려되는데 지금도 외벽이 바깥쪽 인도 측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수년 전 서울 동작구에서 벌어진 유치원 옹벽 붕괴사고처럼 보행자가 큰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사를 발주한 부산시는 연내 조사를 통해 피해 범위 등을 세부적으로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도로교량건설부 관계자는 “공사 이후 건축물과 도로 등 계측이 달라진 경우 시공사가 보상하거나 응급조치를 진행하고 있다”며 “올 연말쯤 피해 사실과 범위에 대해 자세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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