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22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곧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 청사 전경.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2일(현지시각) 조만간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테이퍼링이란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실시 중인 자산매입을 축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은 또 현재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를 내년께 인상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발표한 성명에서 “(물가·고용에서의) 진전이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계속될 경우 자산매입 속도 완화가 곧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진 지난해 3월부터 양적 완화를 통한 경기 부양을 위해 매달 재무부 채권 800억 달러, 주택저당채권 400억 달러 등 총 1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입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넘어서는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고, 이에 연준이 조만간 테이퍼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막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어 왔다.

연준은 테이퍼링 시작 시점에 대해서는 ‘곧’이라고 밝혔을 뿐 구체적인 방법과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별도 기자회견에서 “단계적 태이퍼링 과정이 내년 중반쯤 종료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올해 안에 태이퍼링을 시작해 내년 중반쯤엔 자신매입을 종료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다음번 연준 FOMC 정례회의가 11월 2~3일로 예정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연준이 11월부터 태이퍼링이 시작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연준은 기준금리는 현행 0.00∼0.25%로 동결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년 반째 제로 금리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다만 금리 인상 예상 시기는 당초보다 앞당겨졌다. 18명의 위원 중 절반인 9명이 내년 내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지난 6월 열렸던 FOMC에선 7명이 내년 내 금리인상을 예상했고, 나머지는 2023년을 금리인상 시점으로 예상했었다. 내년 금리인상을 점치는 위원들이 종전 보다 많아진 것이다.

연준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을 종전 7%에서 5.9%로 하향 조정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3.0%에서 3.7%로 상향 조정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