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만 달러 시대, 방황하는 부산 MZ세대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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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규 부경대 인공지능연구소 책임연구원

MZ세대(15~36세)는 디지털 환경과 모바일에 익숙하다. 또 소유보다는 공유를,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그리고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특징을 보인다.

그런데 부산에는 MZ세대가 선호하는 고부가 가치의 정보 서비스 산업이 없다. 초지능화 기술을 주도할 신산업의 주체가 없고 파괴적 혁신과 융합기술을 선도할 제조업도 없다. 그래서 부산 MZ세대는 오늘도 방황하며 부산을 떠나고 있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로 진입하면서 우리의 전통적인 노동집약형 제조산업은 기로에 서게 됐다. 정보 서비스 산업과 초지능화 기술을 선도할 신산업으로의 개편을 요구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부산을 비롯한 10곳의 지자체는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기업과 연구소가 없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역별 신산업 발굴과 추진의 주역은 지방 대학뿐이다. 지역 중소기업과의 공동 연구는 미미할 뿐이다.

정부의 신산업에 대한 톱다운 방식의 연구 주제 설정과 정부출연연구소 중심의 기술개발 방식은 지자체의 새로운 미래 특화산업 선정 및 추진에 장애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25개 정부출연연구소의 기능 재정립과 13개 지자체 출연연구소 설립을 통해 지역의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산학연 통합연구의 지방화 시대를 개척해야 한다. 지방 MZ세대의 꿈을 실현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가 왔다.

정부 R&D 예산은 2019년 20조, 2020년 24조, 2021년 27조 원으로 매년 약 3조 5000억 원씩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는 매년 증가하는 예산 중 1조 원을 지자체 주도의 지역특화 신산업 개발과 지역 MZ세대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예산으로 배정할 것을 건의한다.

서울, 경기, 대전, 세종을 제외한 13개 지자체에 10년 동안 10조 규모의 상생 R&D 예산을 투입하면 각 지자체는 지역특화 과학기술 연구소 설립이 가능해진다.

지역의 중소기업과 대학 그리고 지역 연구소의 합동 연구는 지역기업의 노동생산성을 높이는 단초가 된다. 또 MZ세대가 선호하는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개발할 기회를 얻게 된다. 지역산업 기술개발에 해외 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 부산은 자본 기술집약형 신산업과 신기술 확보를 위하여 과학기술 기반의 R&D 주제 선정과 전략적 지역 R&D 전략 마련해야 한다.

정부 주도 R&D 재원과 권한(자율과 책임) 일부를 지방에 이양하여 부산시와 국내외 기업이 출자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지자체 출연연구소 ‘HARI(Brain & Human Augmentation Research Institute)’를 설립하자.

이로써 선도적으로 부산의 미래 신산업 유망 기술을 확보하고 MZ세대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연구 분야는 감각 대체 및 증강기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인지 컴퓨팅, 감성 컴퓨팅 등 AI를 바탕으로 하는 휴먼 증강 핵심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응용서비스 분야는 자동차, 산업기계, 드론, 서비스 로봇 등이다.

HARI를 통해 개발된 기술을 활용하여 부산의 월드 브랜드 기업 2개 이상을 육성하자. 지역 R&D 인력 일자리 창출 및 활용 극대화를 통해 직접 고용 일자리를 최소 연간 300개 이상 창출해내자. 휴먼증강 기술과 유망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하여 창업 및 성장을 지원하는 휴먼 증강 신산업 공단을 조성하고 100개의 MZ기업을 육성하자.

부산 경제 성장 잠재력 약화의 원인을 방황하는 MZ세대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MZ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다. 이들이 부산에 취업하고 부산에서 결혼하여 자녀를 양육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멋진 초지능 기술사회의 기반을 닦아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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