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듯 출국한 이재영·이다영…母 김경희 씨 "야, 고개 들어"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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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폭력(학폭) 가해 논란에 휩싸인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16일 오후 그리스 리그 PAOK 테살로니키 구단에 합류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창 시절 폭력(학폭) 가해 논란에 휩싸인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16일 오후 그리스 리그 PAOK 테살로니키 구단에 합류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 가해 논란으로 국내에서 사실상 퇴출 당한 이재영·이다영(25) 쌍둥이 자매가 16일 밤늦게 새로 계약한 PAOK 테살로니키 구단이 있는 그리스로 떠났다.

트레이닝복 차림의 이재영과 이다영은 16일 오후 늦게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으로 들어섰다. 두 선수 옆에는 어머니 김경희씨가 있었다. 김씨는 전직 배구 국가대표 출신이다.

두 사람은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으며 '한마디만 해달라'는 요청에 이재영이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짧게 남겼다.

어머니 김경희씨는 취재진이 몰려들자 쌍둥이에게 "야, 야. 고개 들어. 왜 고개 숙여, 고개 숙이지 말고 걸어, 끝까지 정신 차려야 된다"고 외쳤고, 취재진을 향해선 "이건 아니다. 진짜 너무들 하신다"며 답답함을 표하기도 했다.

딸들이 떠난 것을 확인한 김경희씨는 취재진을 향해 "누군가 우리 애들한테나, 저한테나 진실을 한 번 물어봤어야 했는데 그런 분이 안 계셨다.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겠냐"고 말한 뒤 공항을 빠져나갔다.


학창 시절 폭력(학폭) 가해 논란에 휩싸인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16일 오후 그리스 리그 PAOK 테살로니키 구단에 합류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창 시절 폭력(학폭) 가해 논란에 휩싸인 배구선수 이재영·이다영 자매가 16일 오후 그리스 리그 PAOK 테살로니키 구단에 합류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영과 이다영은 공항에서 사과하지 않았으나 출국 전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해외 진출이 결정됐지만, 마음이 무겁다"며 "과거 잘못된 행동을 한 책임을 져야 하고, 배구팬들과 학창 시절 폭력(학폭) 피해자들에게 평생 사죄하고 반성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쌍둥이 자매는 학폭 피해자들과 만나 진솔하게 얘기를 나누고 직접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경찰이 자매와 피해자들을 의견을 듣고 당시 상황을 조사 중이다.

자매는 연합뉴스 측에 "지난 몇 개월 동안 저희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됐고 앞으로 많은 교훈이 될 것 같다"면서 "저희의 잘못된 행동에는 당연히 책임을 지고 평생 사죄해야겠지만, 하지 않은 일까지 마치 모두 가해 사실로 알려져 많이 힘들고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객관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 2월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 가해 논란에 휩싸이면서 국내 코트를 떠났다.

전 소속 구단인 흥국생명은 이들에게 무기한 출전정지 결정을 내렸고, 대한민국배구협회도 국가대표 자격을 영구 박탈했다.

이후 이재영과 이다영은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그리스 무대로 눈을 돌렸고,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 구단과 입단 계약에 합의했다. 최근 이다영은 학교폭력 이외에도 결혼과 이혼 소송 등의 가정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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