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하구 상시 개방 ‘눈앞’… “생태도시 거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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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다음 달 낙동강 하구가 상시 개방된다. 하굿둑 수문 개방이 사실상 공식 선언만 남은 단계다. 국내외 생태·도시 전문가들은 하구 개방에 그칠 것이 아니라 꼼꼼한 준비를 통해 서부산을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로 탈바꿈시킬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부, 이르면 내달 개방 공식 선언
부산서 열린 국제 하구 심포지엄
“40년 가까이 닫힌 문 열리고 있다”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조성 연계
서부산 전반 ‘그랜드 디자인’ 여론


27일 오전 부산 기장군 부산 아난티힐튼에서 환경부 주관, 한국수자원공사 주최로 ‘2021 국제하구 심포지엄’이 열렸다. 주제가 ‘낙동강 하구의 복원과 미래’다. 심포지엄은 28일까지 이어지며, 네덜란드 미국 영국 등 해외 전문가와 관련 기관 대표 등이 참여해 낙동강 하구의 미래에 대해 토론한다. 이날 개회식에서 한국수자원공사 박재현 사장은 “낙동강 하구는 40년 가까이 닫혀 있었지만, 이제 다시 그 문이 열리고 있다”며 “하구의 복원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대장정이 시작되는 순간”이라고 낙동강 하구 개방이 사실상 시작됐음을 알렸다.

하천 관련 기관과 시민단체 등도 낙동강 하구 개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6차례 하굿둑 개방을 통한 실증 실험을 진행한 결과, 개방 가능성이 충분히 입증됐기 때문이다. 모든 실험에서 낙동강 주변으로 의미 있는 염분 변화가 관측되지 않았다. 반면 사라졌던 장어, 숭어 등이 돌아오는 등 개방의 긍정적 효과는 뚜렷했다.

상시 개방 뒤 염분 관리를 위한 환경부의 준비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관련 기관은 해수 유입에 따라 염분이 급증할 경우 하구 수문을 조정할 계획이며, 강 바닥에 조작이 가능한 차단막을 설치해 가라앉는 바닷물을 차단하는 등의 방안도 마련한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2021년 4차 실증 실험이 다음 달 중순 끝난 뒤, 이르면 다음 달 정부 차원에서 낙동강 하구 상시 개방을 공식적으로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구 개방 효과가 생태도시 조성과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날 심포지엄 참석자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도시의 효율성이 강조됐지만, 기후위기 시대로 진입하면서 자연이 강조된 도시를 선호한다. 이 때문에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 역동적인 생태 환경이 조성되는 하구 기수역의 가치가 높이 평가받는다.

이미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내 스마트 빌리지 등도 생태도시적 관점에서 조성되고 있다. 따라서 좀 더 범위를 넓혀 하구 일대 전반에 대한 ‘그랜드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로 선을 긋듯 자연을 단절시킨 하구 일대 조경을 하굿둑 건설 전 형태로 복원시키는 것부터, 인근 산단의 스마트공장화를 통해 산업구조를 바꾸는 것까지, 다양한 전략이 논의된다. 원광대 환경조경학 안병철 교수는 “선진국은 하구의 기본적인 생태가치에다가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에 필요한 가치를 보탠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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