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사라진다] “작은학교는 교사·학생·학부모가 삼위일체를 이룰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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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좌성초등 근무 최용준 교사

올해 초등학교 8년차 경력의 최용준(사진) 교사는 다양한 학교에서 근무했다. 최 교사는 교사 생활 중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근무지로 올해 초 폐교된 부산 동구 좌성초등학교를 꼽았다. 최 교사는 “가장 행복했고, 교사로서 많이 성장한 곳이 좌성초등이었다”고 단언한다.

최 교사는 좌성초등과 같은 작은학교의 경우 교사·학생·학부모의 이상적인 ‘삼위일체’를 형성할 수 있고, 친밀한 관계 속에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아직도 지난해 좌성초등에서 담임을 맡았던 6학년 학생과 네이버 밴드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학부모의 이름까지 다 기억하고 있었다. 이는 결국 한 반의 학생수가 12명이 전부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친밀한 관계 속 교육 효과 극대화”
담임 맡았던 학생과 아직도 소통

최 교사는 “아이들 한 명 한 명과 관계를 쌓으면서 매일 심리적으로 어떤 상태인지 꼼꼼히 살필 수 있었다”며 “학교가 사라질 때 근무하셨던 다른 선생님들도 ‘이런 학교가 부산에서 얼마나 있을까’라며 무척 아쉬워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특히 좌성초등의 교사들이 가정환경이 어려운 일부 학생들 살뜰히 보살피는 등 정서적 안정감을 형성한 것이 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기억한다.

최 교사는 “반 학생이 적다 보니 교사들이 개별 학생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더 할 수 있었다”면서 “심지어 어떤 선생님은 아이 손에 과자를 쥐어주고 집까지 데려다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좌성초등은 코로나19 이전에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은 학교였다. 최 교사가 꼽은 가장 기억에 남는 체험활동은 2019년 5월 경남 남해에서 1박 2일 동안 열렸던 전교생 갯벌체험이었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60명 남짓이다 보니 이동도 쉬웠고, 해양 레포츠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었다. 규모가 큰 학교였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최 교사는 마지막으로 “숫자에 파묻힌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모두 소중하다”면서 “학생들이 올바로 자란다면 미래에 국가나 지역사회에 반드시 보답한다”고 강조했다. 황석하·곽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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