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역외이전’ 여전… 749곳 들어오고 927곳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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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 ‘기업 전·출입 실태’

지난해에도 부산을 떠난 기업 수가 부산으로 들어온 기업 수를 크게 상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타났다. 기업 역외이전 추세가 쉽게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전·출입 기업 숫자에 매몰되기보다는 이전 기업 규모나 지역 경제·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 정성적인 부분을 고려한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출입 86%, 연매출 10억 미만
이전 68%가 경남·경기·서울행
전출 업종, 건설업 24%로 최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8일 ‘부산지역 기업 전·출입 실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법원의 상법법인의 본점 이전등기 신청 현황 자료와 한국기업데이터(주)의 2020년 부산 지역 전·출입 기업 1676개사 정보를 기본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다.

분석 결과, 지난해 부산을 떠나 역외로 이전한 기업은 927개사인 반면 부산에 전입한 기업은 749개사에 머물러 전출 기업이 전입 기업보다 178개사가 많았다.

부산을 떠난 기업은 경남(43.7%), 경기(12.5%), 서울(12.3%) 등지로 옮겨갔다. 이들 세 지역으로 이전한 기업만 전체의 70%를 차지하면서, 이들 지역이 부산 전출 기업의 주요 이전 대상지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부산으로 전입한 기업 역시 경남에서 온 기업이 40.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16.7%), 경기(12.1%) 등에서 온 기업이 많았다.

전체 전·출입 기업 수에서는 전출 기업이 훨씬 많았으나, 전입 기업 중에는 매출 규모가 크고 주목할 만한 기업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아파트 건설업체인 범양건영(매출액 1491억 원), LPG 도소매 기업인 부경에너지(833억 원), 물류기업 국보(532억 원), 제조기업 이노폴(468억 원) 등 매출 규모가 상당한 기업이 부산으로 왔다. 반면 한국캘러웨이골프(865억 원), 세경토건(638억 원), 명성인더스(211억 원), 동화일렉트로라이트(169억 원) 등은 부산을 떠났다.

연매출 10억 원 이상 기업만 한정해 볼 때 전입 업체는 104개사로 전출 기업 136개사 비해 숫적으로는 적지만 매출액 규모로는 오히려 전입 업체(8401억 원)가 전출 업체(7174억 원)를 상회했다.

업종별로는 전·출입 모두 건설업, 제조업, 도매소업 비중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927개 전출 기업 중 건설업이 23.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제조업(20.3%)과 도소매업(18.1%), 서비스업(15.4%) 등도 적지 않았다. 749개 전입 기업 중에도 제조업 비중이 20.7%로 가장 컸다. 그 뒤를 도소매업(19.3%), 건설업(18.0%), 서비스업(15.4%), 부동산업(13.8%) 등 순이었다.

다만 전·출입 기업 대다수는 연매출 10억 원 미만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을 빠져나간 기업 85.3%, 부산으로 들어온 기업 86.1%가 매출액 10억 원 미만이었다. 특히 전출 기업 중 매출 100억 원 이상인 기업은 1.6%에 머물렀다. 전입 기업 중 매출 100억 원 이상인 기업 역시 2.4% 수준이었다. 또 이들 전·출입 기업 대부분은 업력 5~6년가량의 신생기업들이었다.

부산상의는 앞으로 지역 전·출입 기업 현황에서 단순히 숫적으로 많고 적음을 따지는 정량적 평가보다는 매출 규모, 고용 인원 등 정성적 성과를 파악해 지역 경제와 지역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전략적 분석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상의 경제동향분석센터는 “앞으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유치를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새로 전입하는 5년 미만 스타트업들에 대한 체계적 지원 체계를 갖추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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