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안한다" "병력 뺐다" 푸틴 뒤통수에 전세계가 또 속았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군사작전을 선언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러시아 대통령 공식 홈페이지에 개시됐다. 영상에서 그는 러시아군은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다고 자신하며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는 무장을 해제하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전했다. 크렘린궁 웹사이트 영상 캡처.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군사작전을 선언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러시아 대통령 공식 홈페이지에 개시됐다. 영상에서 그는 러시아군은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다고 자신하며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는 무장을 해제하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전했다. 크렘린궁 웹사이트 영상 캡처. 연합뉴스

전쟁 의도가 없다고 주장해 왔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작전은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하며 또다시 전세계를 기만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자국 주요 기업인들과 한 면담에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군사작전)이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점"이라면서 "우리에겐 달리 행동할 여지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에 안보 위협이 가해졌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든 시도는 무위로 끝났다"며 군사작전 개시를 정당화했다.

러시아는 지금껏 '증거'까지 제시하며 전쟁 의도가 없음을 적극적으로 주장해 왔지만 24일 새벽 전격적인 침공을 감행하는 시나리오를 성공시켰다. 앞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주역을 담당하며 침공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뒤로는 군사력을 키우고 접경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했던 것.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의 한 지하철역 안에 시민들이 대피해 있다. 이날 새벽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선언하면서 러시아군의 본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의 한 지하철역 안에 시민들이 대피해 있다. 이날 새벽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선언하면서 러시아군의 본격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침공설은 지난해 11월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당시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부근에 10만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으며 이듬해 1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에 강력 반발했다.

러시아는 지난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국과의 회담에서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이유가 없다"며 "어떤 종류의 확대 시나리오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15일에는 러시아가 병력과 장비를 본진으로 복귀하는 영상을 '증거'로 제시하며 연막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뒤로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우크라이나 3면을 포병 및 기갑부대 등으로 포위했다.

최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 후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는 미러 정상회담을 열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막판 타협을 기대하게 하는 제스처였으나 이 역시 침공을 목전에 앞둔 푸틴의 거짓말이었다. 24일로 예정된 미러 외무장관 회담을 앞두고 이날 새벽 푸틴 대통령의 공격 발표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 지방 세베로도네츠크의 버스에서 한 여성과 아이가 차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 군사작전을 선언하며 전면전을 개시했다.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 지방 세베로도네츠크의 버스에서 한 여성과 아이가 차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 군사작전을 선언하며 전면전을 개시했다.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새벽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격화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상황과 관련 우크라이나의 전력 무력화와 우크라이나 내 신나치주의자(극우민족주의 세력) 척결을 목표로 한 특수군사작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곧이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인근 공항과 주요 도시들에 미사일 공습이 가해졌고, 우크라이나 북부 벨라루스 주둔 러시아군이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진군했다.

흑해 연안의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도 러시아군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미 부산닷컴 기자 likepea@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