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민주정부가 DJ정부?" 반발부른 文 3·1절 기념사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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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3·1절 기념사에서 김대중(DJ) 정부를 '첫 민주 정부'라고 표현한데 대해 야권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군인 출신이 아닌 첫 직선 대통령이었던 김영삼(YS) 정부를 '패싱'하면서 역사를 왜곡하고 편 가르기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한국 문화예술이 이룬 성취를 설명하며 김대중 정부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첫 민주 정부였던 김대중 정부는 자신감을 가지고 일본문화를 개방했다"며 "우리 문화예술은 다양함 속에서 힘을 키웠고, 오히려 일본문화를 압도할 정도로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우리 문화예술을 발전시킨 힘은 단연코 민주주의"라며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은 역대 민주 정부가 세운 확고한 원칙"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때의 '블랙리스트' 사건과 맞물려, 김대중 정부를 시작으로 한 '역대 민주 정부'가 문화예술인들의 자유를 보장해 성과로 이어졌다는 취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에 국민의힘 선대위 황규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문 대통령이 '첫 민주 정부는 김대중 정부'라고 한 것"이라며 "각종 개혁을 통해 자유와 민주주의의 기치를 바로 세운 문민정부(김영삼 정부)를 의도적으로 '패싱'한 저의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황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평생 민주화에 몸을 바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업적을 모를 리 만무하다"며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뿌리를 두고 있는 문민정부를 애써 무시하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니면 임기 마지막 3·1절까지도 지긋지긋한 편 가르기로 국민 분열을 야기하려는 것인가"라며 "3·1절에 나온 대통령의 발언이라고 믿기 힘든 매우 부적절한 인식이다. 선거개입 의도마저 엿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고(故) 백선엽 장군을 비하하고 애국가를 부정하며 논란을 자초했던 김원웅 전 광복회장이 없으니 이제는 대통령인가"라며 "문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기념사 작성 경위와 의도를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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