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국민 통합’ 대통령인수위서 밑그림 그려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선거가 끝났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차기 대통령에 선출됐지만, 득표율 48.56%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47.83%) 후보를 겨우 0.73%포인트 앞섰을 뿐이다. 득표 차는 24만 7000여 표에 불과해 무효표 30만 7000여 표보다 적다. 헌정사상 가장 작은 표차로 승리한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윤 당선인은 초박빙 대선 승리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것 못지않게 절반으로 갈라진 민심을 추스려야 하는 ‘국민 통합’ 과제를 안게 됐다. 문제는 산적한 국정 현안이 너무 많다는 것이고, 정치 경험 없이 오로지 검사로만 살아온 그에게 5월 10일 대통령 취임까지 두 달의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10년 만의 인수위… 첫걸음 인사부터 중요

냉정한 현실 진단으로 거품 공약 걷어 내야


당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를 제대로 꾸리는 일이 시급하다. 인수위 구성이 중요한 것은 윤 당선인이 그리는 공동정부 구상의 일단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인수위는 윤 당선인의 취임 하루 전인 오는 5월 9일까지 현 정부의 업무 현황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 통상적으로 인수위는 대선일로부터 보름 이내에 출범했지만,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 등에 따른 비상시국인 점을 고려해 더 일찍 진용을 갖출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수위원장 인선도 주목된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윤 당선인과 안 대표는 지난 3일 후보 단일화를 전격 발표하며 공동선언문에서 “인수위 구성부터 공동정부 구성까지 함께 협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새 정부 5년의 밑그림을 그리는 핵심 보직이기 때문에 당선자의 철학을 정확히 이해하고 정교한 로드맵을 짤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정권교체에 따른 정책 교체도 불가피할 것이고, 정책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부처의 재구성도 필요할 것이다. 냉정한 현실 진단 아래 포퓰리즘 공약 등 불필요한 거품도 과감히 걷어 낼 수도 있어야 한다. 내실 있는 인수위 활동이야말로 새 정부의 출발을 넘어 임기 5년의 성공을 보증할 수 있다.

‘윤석열 인수위’ 구성이 논공행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2002년 노무현 당선인의 인수위는 총 247명, 2007년 이명박 당선인의 인수위는 182명, 2012년 박근혜 당선인의 인수위는 이보다 훨씬 줄어든 100여 명이었다. 이번 인수위 규모만 하더라도 5년 만의 정권교체로 대대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한 점을 고려해 규모도 200명 안팎 수준으로 키울 예정이라고 한다. 전문성과 효율성을 중심에 두기 바란다. 무엇보다 ‘국민 통합’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산적한 난제를 해결하는 인수위가 되기 바란다. 국민통합과 협치, 정치개혁 등 힘겨운 과제를 풀어 나가는데 첫걸음이 될 인수위에서부터 제대로 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