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점 치닫는 코로나19, 끝까지 방역에 힘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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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전국에서 전방위적인 확산세를 보이는 가운데 부산의 하루 확진자 수가 또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부산에서는 지난 12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만 3443명 추가됐으며, 13일 오후 2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52만 4235명으로 늘어났다. 전날 3만 1966명에 비해 1477명이 증가해 하루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12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35만 190명으로, 전날 38만 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이번 주에도 확진자 급증세가 이어져 앞으로 열흘 이후쯤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지만, 뚜렷한 감소세로 접어들기 전까지는 경각심이 요구된다.

앞으로 신속항원검사 양성도 확진 간주
방역 문턱 낮춘 만큼 민관 경각심 필요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세는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 이후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 확진자가 쏟아지는 데다 대통령선거와 업소의 영업시간 연장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느슨해지고 사람들의 활동 시간과 공간이 넓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최근 “한 명이라도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가정을 찾기 힘들다”거나 “내 주위에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12일 하루 전국 사망자는 229명으로 역대 최다였고 부산에서도 27명이 숨졌다. 기저질환자나 노인 가족이 있는 가정의 심리적 부담이 더 심한 대목이다. 독감 수준이라는 오미크론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상황이 이처럼 위중한데도 방역 완화에 나선 정부 조치는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14일부터 학생과 교직원은 동거 가족이 코로나19에 확진되더라도 백신 접종 여부에 관계 없이 등교가 가능해졌다. 이날부터 한 달간은 병·의원에서 받는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와도 PCR(유전자증폭) 검사 없이 확진자로 인정하기로 했다. 방역당국과 의료진의 피로도, 국민의 고통을 감안했다고는 하나 철저한 방역과 과학적인 대처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역의 문턱이 더욱 낮아진 이번 주부터 확진자 규모가 엄청나게 커져 자칫 정확한 정점 도달 시기를 예측하기 힘들 만큼 상황이 악화되지는 않을까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정부는 한 달 전 고위험군을 제외한 무증상·경증 확진자가 자택에서 자가 치료를 하도록 규정을 변경한 데 이어 이번 주부터 이들을 일반병실에서도 치료하겠다고 밝혔다. 확진자 전담병원과 음압병실을 확대하는 노력과 경증 환자를 포기하려는 의도는 아니길 바란다.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정부가 대응 역량의 한계를 드러내며 ‘방역 방치’로 흐를 경우 지금까지 보여 준 국민의 인내심과 희생, 의료진의 노고는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코로나 유행 사태를 잘 살펴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끝까지 힘을 모으고 지속적으로 꼼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개개인도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며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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