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동 ‘오르미 승강기’ 개통… ‘주민 보행 편의’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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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부산 중구 보수동 보동길과 망양로 산복도로를 잇는 3층 높이 ‘오르미 승강기’가 개통됐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원도심 산복도로에 모노레일과 승강기 등 수직형 이동시설이 설치되면서 고령 주민들의 이동 편의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인프라 확충만이 아니라, 이용층과 지역 특성을 감안한 설계와 운영이 더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오전 부산의 대표 산복도로인 중구 보수동 보동길과 망양로를 잇는 ‘오르미 승강기’가 개통했다. 승강기는 총 24m 높이로 3개 층을 운행하는데, 아래쪽 도로인 보동길에서 위쪽 도로인 망양로로 이동하려면 1층에서 탑승해 3층에서 내리면 된다. 걸어서 가려면 5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를 25초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6월까지 승강기 2대 추가 운영
중·동·서구 원도심 산복도로
모노레일·복합주차타워 등
이동 편의시설 줄줄이 설치
현장 고려한 설계 요구 지적도

이날 개통한 승강기와 100여m 떨어진 곳에는 산복도로의 고질병인 불법 주정차와 주차공간 부족을 해소할 61면 규모 ‘오르미 복합문화주차타워’도 건설 중이다. 중구청은 6월까지 보수동 법수길과 보동길을 잇는 구간에 주차타워 내 승강기를 포함한 ‘오르미 승강기’ 2대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보수동 산복도로 주민들은 승강기 운영으로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며 반겼다. 망양로에서 승강기를 타고 1층 보동길에 내린 박혜경(69) 씨는 “지금까지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내리다 보니 무릎 연골이 다 닳아 고생이 말도 못했다”며 “지금이라도 승강기가 생겨 어찌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또다른 주민 김용숙(76) 씨도 “버스가 다니지 않아 높고 가파른 길을 걸어 다녀 힘들었는데 이전보다 편리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구와 동구, 서구 등 부산 원도심 산복도로에는 모노레일, 승강기 등 이동 편의시설이 줄줄이 설치되고 있다. 앞서 중구 영주동과 동구 초량동에는 각각 2014년과 2016년 가파른 계단 위에 모노레일이 설치됐다. 동구 좌천동에는 2016년 안용복 부산포개항문화관에서 증산공원을 잇는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생겼다. 서구청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고은들공영주차장, 북산리공영주차장 등에 저지대와 고지대를 잇는 수직형 승강기 3대를 설치했다.

이와 같은 수직형 이동시설은 고령 주민들의 이동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올 2월 기준 만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중구 27.8%, 동구 27.2%, 서구 26.5%로 부산 구·군 가운데 상위 2~4위를 차지한다.

주민들은 인프라 확충을 반기면서도 설치 위치가 버스 정류장과 멀어 아쉽다는 반응도 보였다. 오르미승강기 1층 앞을 지나던 전순자(74) 씨는 “왜 버스정류장과 멀리 떨어진 자리에 승강기를 설치하는지 의아했다”고 말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공청회를 통해 입지에 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며 “앞으로도 산복도로를 중심으로 승강기를 더욱 확충해 주민들의 이동 불편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수직형 이동시설의 활용도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인생활과학연구소 한동희 소장은 “이동 편의 시설이 병원이나 주민센터처럼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장소를 중심으로 설치되면 보다 효과가 커질 것”이라며 “시설의 빈틈을 노인 전용 콜택시 운용 등을 통해 메우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전했다.

부산복지개발원 이재정 책임연구위원은 “지역사회보장 계획 수립 과정에서 산복도로 주민들의 이동 편의성 제고 요구가 높게 나타났다”며 “수직형 이동시설은 특히 노령 인구가 주로 이용하는 만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사후 관리에도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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