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플랫폼에 연합체에… 대학언론사 ‘살아남기’ 발버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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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대학 언론사들이 취업난과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인한 위기에서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부분 대학이 발행 주기를 늘리거나 인력을 감축하는 상황에서 부산대는 부산지역 최초로 신문사, 방송국, 영자신문사를 통합한 플랫폼을 출범했다. 대학 언론사들이 연합체를 결성해 학내 언론 환경 개선을 모색하기도 한다.

부산대는 이달 대학 언론사 통합 미디어 ‘채널PNU’를 출범했다고 16일 밝혔다. 채널PNU는 부대신문, 부대영자신문(The Hyowon Herald), 부대방송국을 통합한 플랫폼으로, 18일까지 수습기자를 모집한다.

취업난·비대면 확산 ‘존폐 기로’
부산대, 신문·방송국 채널 통합
동아대, 주간지 → 월간지 전환
작년 10월 지역 10여 개대 참여
네트워크 출범 후 ‘돌파구’ 논의

채널PNU는 취재팀, 영문뉴스팀, 방송뉴스팀, 영상제작팀 등 총 7개 팀으로 운영된다. 신문, 영자신문, 방송국 매체 형태는 그대로 유지된다. 채널PNU 학생기자는 수습 기간 동안 전문 운영간사로부터 교육을 받고 자신에게 적합한 매체를 선택할 수 있다. 이전과 달리 매체 간 인적 교류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이런 형태의 대학 언론사 운영은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가 전국 최초로 시도한 적이 있지만, 부산에서는 처음이다.

68년 역사를 자랑하는 부대신문은 지난해 9월부터 수습기자 충원 등의 어려움으로 주간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했다. 부대신문은 채널PNU 출범을 계기로 온라인 신문은 매주, 종이신문은 매달 발행할 계획이다. 부대신문 주간을 맡은 부산대 황성욱(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지난 2년간 각 매체를 살리면서 시너지를 내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새로운 통합 채널을 만들었다”면서 “‘채널PNU’란 이름도 학생들이 투표 끝에 정한 만큼 장전동에서만 소비되는 콘텐츠가 아니라 전국으로 뻗어갈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언론사 존폐 위기는 부산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고질적인 취업난으로 학생들이 학생자치기구 활동을 꺼리는 데다가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수년간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대학본부가 언론사 예산을 삭감하는 등 지원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부경대는 지난해부터 대학신문과 영자신문을 통합해 발행하고 있다. 동아대는 발행 주기를 늘려 매주 발행하던 대학신문을 월간으로 변경했다. 경성대는 2012년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하고, 방송국만 운영한다. 동아대 학보사 박서현 편집국장은 “코로나19 이후로 비대면 활동이 늘었고 학생 지원이 많이 줄어 운영이 힘들다”고 말했다.

대학 언론사들은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연합체를 구성하고 머리를 맞대고 있다. 부산대, 부경대, 동아대 등 부산지역 대학 신문사 10여 곳이 참여한 ‘부산 대학언론인네트워크’는 지난해 10월 설립됐다.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과 정책 간담회를 열어 대학언론인 처우 개선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다. 부산 대학언론인네트워크 박주현 위원장은 “어려운 대학 언론환경에서 힘을 합쳐 대학 언론을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설립했다”고 말했다.

전국국공립대학교언론사협의회 회장인 박노석 경상국립대 교수는 “대학언론의 위기는 특정 대학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현상”이라면서 “학생 기자들이 종이의 한계를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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