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정치권 입문은 정치체제의 정상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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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준 청년에세이 작가

“정치체제가 비로소 정상화한 것입니다. 자연스러운 것이지요.”

지난 16일 부산 연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청년에세이 작가 우동준(31) 씨는 최근 2030세대의 잇따른 정치권 입문을 이같이 평가했다. 부산지역 청년 활동가인 우 씨는 올해 <부산일보> 대선보도 자문단을 맡아 후보들의 청년 공약을 꼼꼼히 검증했다.

청년 질문 모아 다양한 세대와 인터뷰
올해 부산일보 대선보도 자문단 활동
6·1지선엔 공약 토론의 장 확대 기대

우 씨는 “이미 제도적으로 정치권의 문이 열려 있는 구조였고, 특정 나이를 통과해야만 정치적 의제를 제안할 수 있는 기준 역시 없었다”면서 “2030의 진입이라기보다 굳어 있던 정치권이 유연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3·9 대선은 역대 2030에 대한 주목도가 가장 높았던 선거로 평가받는다. 주요 대선후보도 하나같이 청년 공약을 전면 배치하고 ‘젊치인’(젊은 정치인)을 상당수 기용했다. 우 씨는 이같은 현상의 요인 중 하나로 ‘청년 당사자 그룹’을 꼽는다. “이들은 오랜 기간 청년 의제를 고도화시켰고, 선거 막바지 대선후보 공약에 대해 토론하고 관련 의견을 제안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습니다. 그간 당사자층을 넓히고 청년이 처한 문제를 연구한 청년들의 조직된 힘이 있었다는 것이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다만 정치권이 2030의 ‘어린 나이’에 특별한 인식을 갖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우 씨는 “2030세대 각자가 지닌 대표성, 역량 등 면면을 살펴야 한다”면서 “지금 주목해야 하는 건 나이를 근거로 부당하게 기회를 제한하던 구조 자체”라고 지적했다.

청년 공약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특히 1인 가구 보편화로 사회 문제가 되는 청년 고독사 등이 외면받았다고 평가했다. 우 씨는 “당선인의 공약에서도 갈수록 고도화되는 스토킹 범죄,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구체적 대응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며 “삶의 불안정성이 높아진 특수노동자와 자립준비청년의 일상도 섬세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 씨는 오랜 기간 시민사회, 문화예술 등 지역 내 여러 영역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로 활동하며 청년 목소리를 대변했다. 청년들의 질문 180개를 모아 다양한 세대 아버지들을 인터뷰 한 <내 얼굴에 아버지가 있다>, 커뮤니티로 사람을 엮어온 이야기를 정리한 <오늘도 만나는 중입니다> 등이 그의 대표 에세이집이다.

우 씨는 그간 부산 청년이 다양한 삶을 누리지 못하는 현실을 가장 큰 문제로 여겼다. 이에 따라 2030세대가 주목받는 현재, 공공과 정치권에 거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우 씨는 “양질의 일자리가 필요한 것은 삶의 다양성과 선택권,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인데, 많은 정책적 시도에도 불구하고 부산 청년에게는 그런 좋은 일자리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했다”면서 “수도권 중심의 성공모델을 따르지 않아도 지역 내에서 삶의 다양성을 확보할 방안을 찾기 위해 시민사회, 공공 등이 함께 실험해야 한다”고 말했다.

6·1 지방선거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우 씨는 “부산 청년들의 삶의 다양성을 위해 후보들의 관련 공약을 검증하고 분석할 수 있는 건강한 토론의 장이 자주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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