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못 한 60만 명대 확진… 유행, 더 커지고 더 오래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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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4만 명을 넘어섰고 국내 전체 신규 확진자는 60만 명대에 진입했다. 기록적인 확산세에 유행 정점 구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 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을 앞둔 방역 당국의 고민이 커졌다.

부산도 하루 확진자 첫 4만 명대
전파력 센 스텔스 오미크론 기세
내주 정점 예상 깨고 장기화 우려
이달 말~내달 초 유행 꺾일 수도
거리 두기 조정에도 영향 미칠 듯

■꺾일 기미 없는 유행

부산시는 17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4만 2434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루 확진자가 4만 명을 넘은 것은 처음으로, 지난주 목요일 3만 1577명보다 1만 1000명가량 늘어난 규모다. 최근 신속항원검사 결과도 확진으로 인정되기 시작하면서 확진 규모가 커진 것을 감안하더라도, 유행이 여전히 상당한 확산세인 것으로 파악된다.

부산의 하루 사망자는 32명이며, 위중증 환자는 113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모두 60대 이상 고령층이였으나, 위중증 환자 중에는 40대 이하도 7명이 포함돼 있다. 80명의 위중증 환자는 중환자 병상에서, 나머지 환자는 준중환자 병상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0.8%를 유지했다.

부산시 이소라 시민방역단장은 “준중환자 병상도 고유량 산소치료를 필요한 위중증 환자 치료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진 병상”이라며 “중환자 전담 치료병상과 준중환자 병상을 활용해서 환자 치료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부산에는 현재 준중환자 병상 98개가 마련돼 있다.

이날 0시 기준 경남과 울산에서도 각각 4만 4539명과 1만 4768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국내 전체 신규 확진자는 처음으로 60만 명을 넘기며 62만 1328명까지 치솟았다. 전날 40만 730명보다 하루 만에 22만 명이나 늘어난 셈이다. 다만 7만여 명의 신규 확진자는 전날 확진자에서 누락된 인원으로, 실제 확진 규모는 55만 명 수준이라는 게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정점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에도 확산세가 여전히 꺾일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것은 ‘스텔스 오미크론’이라 불리는 BA.2 변이의 영향이 크다. BA.2는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유형 중 하나로 흔히 오미크론 변이로 불리는 BA.1보다 전파력이 30%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증도나 치사율 등에선 큰 차이가 없다. BA.2 국내 검출률은 지난달 첫째 주 1.0%에서 이달 둘째 주 25.3%로 늘었다.

■거리 두기 완화 가능할까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7일 정례브리핑에서 유행 정점과 관련해 “확산세가 예상보다 높은 상황으로, 정점 구간이 다소 길게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에 유행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가 되어야 확산세가 꺾일 기미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유행 장기화 가능성은 거리 두기 조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BA.2 유행과는 별개로 지난달부터 진행된 거리 두기 완화가 현재 감염 상황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쳤다는 게 방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미크론 치사율이 계절 독감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에 대해서도 반론이 많다. 고령층 백신 접종률이 90% 가까워진 것의 효과로, 코로나19 자체의 위험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반면 거리 두기에 따른 피로가 상당히 누적돼 있고,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실제 치명률이 큰 폭으로 떨어진 만큼, 거리 두기에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도 크다. 방역 당국은 21일부터 적용할 거리 두기 조정안을 18일 발표할 계획이다. 현행 사적 모임 6인·영업시간 오후 11시 제한을 ‘8인·자정 제한’으로 완화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하지만 폭발적인 확산세를 반영해 ‘6명·자정 제한’, ‘8명·11시 제한’ 등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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