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 만에 확산세 꺾인 감염재생산지수… 유행 정점 찍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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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코로나19 감염재생산지수가 10주 만에 1 밑으로 떨어지며, 유행 감소세 전환의 기대가 한층 올라갔다. 국내 누적 확진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유행이 장기화된 만큼, 유행 정점 통과가 확실시되면 거리 두기 등 방역 체계의 전환도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산시는 22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만 4707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루 확진자는 전날 8963명보다 크게 늘었지만, 지난주 화요일 2만 6150명보다 줄어든 규모다. 특히 이번 주 월요일과 화요일 총 확진자는 3만 3670명으로 지난주 5만 3908명보다 40%가량 줄었다.

지난주 감염재생산지수 0.99
1월 둘째 주 0.82 이후 첫 반전
전국 누적 확진 1000만 돌파
인구 20% 감염… 감소세 기대
“국민 항체 양성률 정기적 조사”
안철수, 방역 체계 전환 시사



그동안 매주 수요일 확진자가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22일 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부산에서 확진된 이는 1만 8255명으로 23일 신규 확진자도 2만 명대이거나 3만 명 안팎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수요일(16일)에 신규 확진자는 3만 9438명으로 4만 명에 육박했다.

감염병 주간 통계에서도 유행 감소세 전환 가능성이 확인됐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주(13~19일) 감염재생산지수는 0.99로 조사됐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 밑으로 떨어지면 유행 감소세를 뜻한다. 부산의 감염재생산지수는 1월 둘째 주 0.82를 기록한 이후 9주간 줄곧 1.1~1.48을 오가며 유행 확산세로 기록됐다.

이날 0시 기준 경남과 울산에선 각각 2만 4707명과 8224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국내 전체 신규 확진자는 35만 3980명이었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감소세 전환이 확인되면 의료 대응이 가능한 수준에서 유행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부산의 신규 사망자는 48명이며, 위중증 환자는 94명이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3.7%이다. 국내 전체 신규 사망자는 384명이며, 위중증 환자는 1104명이다.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는 적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국내 위중증 환자가 2500명까지 관리가 가능하도록 준비를 한 상태이다. 현재보다 위중증 환자 수가 2배 정도 늘어도 관리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유행이 더 이상 커지지 않으면 의료 체계 붕괴 같은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변이로 촉발된 유행이 장기간 지속된 만큼, 감소세 전환이 이뤄질 때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한 수준까지 감염병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93만 6540명이었으며,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33만 7027명이 추가되면서 누적 확진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전체 인구의 19%에 해당하는 규모다. 부산의 누적 확진자는 74만 2454명으로, 인구 339만 명의 21.8%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미국과 영국 등 앞서 대규모 유행을 겪은 나라들의 경우 누적 확진자가 인구 20%를 넘기면 유행이 꺾이는 양상을 보였다. 외국 사례를 그대로 도입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백신 접종률도 높은 편이어서 집단면역 형성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행 감소세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방역 체계 변화 움직임도 일 것으로 보인다.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등을 오후 11시까지로 제한한 현행 거리 두기 체계는 다음 달 3일까지 유지될 예정이지만, 조기 완화 요구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이번 유행을 거치면서 동네 의원 중심의 치료 체계가 자리 잡은 것도 위드 코로나 전환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현재 확진자가 (하루)30만 명 나오지만, 확진인데도 깨닫지 못하거나 또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숫자는 2배 정도로 추정한다”며 “일반 국민 대상으로 항체 양성률을 정기적으로 조사해 방역 정책에 반영하는 게 좋겠다”고 방역 체계 전환을 시사했다. 이어 안 위원장은 “(팍스로비드 등 경구치료제가)이번 달 지나고 4월이 되면 완전히 동이 날 가능성이 있다”며 “제약사에 요청해서 특허에 대한 로열티를 내고 국내에서 복제약을 만들 수 있을지 가능성을 타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길수·전창훈·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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