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힘 실린 ‘부산 금융중심지 포럼’… 이전 반발 산은에 무언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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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부산 금융중심지 포럼’ 출범식에 내려와 이례적으로 2시간이 넘는 포럼 자리를 끝까지 지키며 “금융중심지 부산 육성”을 적극 강조했다. 금융당국 수장의 이 같은 행동을 두고 ‘부산 이전 반대’를 고집하는 산업은행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온다.

28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는 ‘부산 금융중심지 포럼’의 출범식이 열렸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주도로 만들어진 포럼에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한국자산관리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기술보증기금 등이 참여했다.

고승범 위원장 출범식 기조연설
지역 행사에 이례적인 적극 참여
산은에 보낸 금융당국 의지 해석

이날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고승범 금융위원장의 적극적인 태도였다. 고 위원장은 행사가 열린 약 2시간 동안 자리를 지키며 주제발표 등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과거 부산의 금융 관련 행사에 참여해 형식적인 인삿말로 구색만 갖추던 금융당국의 관례와 비교해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이날 고 위원장은 약 15분 동안의 기조연설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고 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금융중심지로서의 부산을 수차례 강조하며 육성 방안까지 제시했다. 고 위원장은 “부산이 국제금융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부산만의 강점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산·경남의 해양·조선산업과 연계해 해양금융을 발전시키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기조연설 이후에도 포럼에 끝까지 참석했고, 행사 종료 이후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금융당국 최고 수장의 이례적 행동에 대해 금융업계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선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등 부산 금융중심지 강화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면서 금융당국의 분위기도 바뀐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고 위원장의 행동이 ‘부산 이전’에 대해 반발하는 산은에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라는 반응도 나온다. 고 위원장이 금융중심지 부산의 성장 방향을 논하는 행사에 깊은 애착을 보임으로써 ‘금융중심지 부산의 발전을 위해 산은이 반드시 와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해석인 것이다.

지역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금융당국의 수장은 인사말 등을 간단하게 하고 신속히 자리를 떠난다. 그러나 이번에 고 위원장이 특히 지역에서 열린 행사에서 기조연설도 하고 행사 끝까지 자리를 지킨 점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는 금융중심지로서 부산의 중요성과 함께 산은의 부산 이전에 대한 고 위원장의 무게감 있는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금융위원회 강성호 국제협력팀장과 한국금융연구원 이윤석 선임연구위원이 각각 주제 발표를 했으며, 앞으로 포럼은 금융중심지 발전 방안이 정책과 입법에 반영될 수 있도록 1년에 4차례 열릴 예정이다.

김 형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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