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한~중·한~일 해상운임 담합 제재 착수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국내외 해운사들이 10여년간 한국∼중국 항로 및 한국∼일본 항로에서 행해온 해상운임 담합사건(공동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가 올해 1월에 23개 컨테이너 정기선사들의 한국∼동남아 항로 해상운임 담합을 적발하고 총 962억 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한 지 2개월여 만이다.

동남아 제재 이후 2개월 만에
내달 27~28일 전원회의 예정
20여 선사에 심사보고서 발송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고려해운·장금상선·흥아라인 등 국내외 20여 해운사들에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중국 노선의 경우 10여 개 중국 선사가, 일본 노선의 경우 1개 일본 선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에 대한 선사들의 의견서를 받은 후 4월 27∼28일 이틀간 전원회의를 열고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공정위가 최근 발송한 심사보고서에는 이들 한~중 및 한~일 항로 선사들이 약 17년간 담합을 통해 운임을 인상하면서 해운법에서 정한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신고 및 화주 단체와의 협의’라는 절차상 요건을 지키지 않았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법에 따른 공동행위로 인정되려면 선사들이 공동행위를 한 후 30일 이내에 해수부 장관에게 신고하고, 신고 전에 합의된 운송 조건에 대해 화주 단체와 서로 정보를 충분히 교환·협의하는 절차적 요건을 갖춰야 한다.

담합 방식은 한국∼동남아 항로 담합 사건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의 관련 매출액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과징금 수준이 한∼동남아 사건과 비슷하거나 적은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정위가 한∼동남아 담합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주무 부처인 해수부와 극렬히 대립했던 만큼 이번 사건 처리 과정에서 다시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해수부는 4월 27~28일로 예정된 공정위 전체회의와 관련, “해운업계의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긴밀히 협의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3·9 대선으로 여야 구도가 뒤바뀐 가운데 여야가 아직 4월 임시국회 소집 일정 조차 잡지 못하고 있어 ‘해운법’ 개정안이 공정위 전원회의 개최 이전에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 상정·처리되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개정안은 선사에 대한 공동행위 규제는 해수부만이 할 수 있도록 일원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개정안에는 공정위 제재도 무효화할 수 있는 소급적용 조항이 들어 있으나, 공정위 ‘심사과정’까지만 제한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현수 기자 songh@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