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오페라하우스’ 운영 어떻게? 전문가 머리 맞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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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24년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을 앞두고 공연장 형태와 운영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다. 부산오페라하우스 조감도(왼쪽)와 부산항 북항 공사 현장. 부산일보DB

오는 2024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는 부산오페라하우스 운영 방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한다.

부산시오페라단연합회는 다음 달 6일 ‘부산오페라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토론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부산시의회 대강당에서 열리는 토론회에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해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을 앞두고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부산시오페라단연합회 토론회
내달 6일 온오프라인 전문가 참여
공정 34%… 소극장 설계안 논란
시, 가변형 무대 블랙박스 추진에
오페라 전용극장 변경 주장 나와
운영 주체·방식 논의 등 과제 산적

현재 부산오페라하우스 공정은 34%로, 300석 규모의 소극장을 블랙박스 형태로 변경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블랙박스 극장은 무대와 객석 구조를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어 무용이나 연극, 홀로그램 공연 등 실험적 형태의 공연이 가능하다. 부산시 측은 “오페라하우스는 극예술 중심의 전문극장으로 무용, 연극, 합창 등 전 장르 공연이 합쳐진 종합예술이 가능해야 한다”며 “기존 소극장은 회의실 형태로 부족한 부분이 많아 다양한 형태의 공연이 가능한 블랙박스로 변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부산 지역 일부 오페라단 관계자가 소극장을 오페라 전용으로 설계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안지환 그랜드오페라단 단장은 “1800석 규모의 오페라 전용극장들은 과다한 제작비 부담으로 연간 가동률이 15~20%로 낮은 반면, 소극장은 연간 90% 이상 가동이 가능하다”며 “소극장 오페라가 가능한 전용극장이 부산에 없다면, 가칭 ‘부산국제오페라축제’ 개최는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 단장은 “오페라하우스 메인홀을 그대로 축소한 형태로 재설계해 오페라 전용 공연기반시설로 만들면 최선이지만, 차선책으로 이미 설계된 소공연장에 프로시니엄 아치와 오케스트라 피트를 추가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부산시는 대극장을 그대로 축소한 형태의 오페라 전용 소극장으로 변경할 경우 예산이 250억 원가량 더 필요한 데다가 현재 건물 기둥이 올라간 상태로 재설계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기환 부산시 문화체육국장은 “오페라전용 소극장은 무대전환 기능을 위해서 후면, 측면 무대 확보가 필요한데 현재는 1800석 대극장을 침범하지 않고는 공간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이라며 “부산문화회관이나 시민회관 등에도 기존 소극장 수준의 무대는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되고, 여러 장르를 수용할 수 있는 블랙박스 극장이 부산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산오페라하우스의 건축 방식이 앞뒤가 바뀐 꼴이라고 지적한다. 공연장을 어떻게 운영할지 결정한 뒤 이에 맞게 설계를 해야 하는데, 운영 방침 없이 공간을 먼저 만들고 거꾸로 가니 이런 논란이 생긴다는 것이다. 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독일 함부르크의 랜드마크인 엘프필하모니를 가보니, 소극장은 무대도 없고 의자도 없고 비워져 있는 형태로 다양하게 활용하더라”며 “전용 공연장으로 만드는 것은 공간 활용도가 떨어지고 세미나, 연습, 리셉션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예술의전당 블랙박스 극장인 자유소극장에서 다음 달 ‘제20회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를 열 예정이다”며 “블랙박스에서도 오페라를 하는 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운영 주체와 방식을 정하는 문제와 개관 공연의 기획·제작, 오페라 저변 확대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부산시는 오페라하우스를 공공 제작극장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상주 단체를 두기보다는 시즌별로 프로그램을 기획해 이에 맞는 인력을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고 공연을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운영 주체와 관련해서는 기존 재단법인과의 통합 운영과 별도의 재단법인 설립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이소영 부산시오페라단연합회 회장은 “유럽의 오페라 극장 수준으로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지어지면 좋겠지만, 예산이 풍족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의 상태에서 최대치를 얻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해외 사례를 통해 다른 극장은 연간 프로그램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보고, 개관을 준비하기 위해 이번 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토론회에는 이시다 아사코 일본오페라연구소 소장, 무라타 나오키 신도쿄국립극장 전무, 왕닝 중국국가대극원 원장, 쟌나 프라타 이탈리아 폴리테아마극장 예술감독이 영상을 통해 참가해 발제할 예정이다. 또 안지환 단장의 발제에 이어 유인택 사장, 박인건 대표, 장수동 연출가, 김지호 부산성악가협회장이 토론을 벌인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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