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 패션 인재의 ‘지산학’ 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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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영산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교수

삼성패션연구소는 2022년 패션산업 키워드로 ‘A TEMPO(아템포, 본래의 빠르기로 돌아감)’를 제시하였다. 비즈니스에서 패션을 가로지르는(Across) 업의 확장을, 소비자 영역에서 취향(Taste) 우선 소비를, 스타일에서 세기말 컷아웃으로 과감했던 Y2K 패션과의 조우(Encounter)를, 시장에서 메타버스(Metaverse)의 주목을, 브랜드 영역에서 목적(Purpose) 지향 성장을, 그리고 솔루션에서 유기적(Organic) 성장 전략 수립의 필요성을 밝히며 패션산업이 코로나 발생 이전으로 빠르게 복귀할 것을 강조하였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디지털 기술 기반의 비대면 문화가 급속도로 사회 전반에 확산하고 있다. 삶의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인간의 모든 활동을 디지털 세상에서도 가능케 하는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패션’이라는 핵심 콘텐츠는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기술을 만나 융복합하며 더 유쾌하고 풍부해졌고, 디지털 대전환 속에서 함께할 역량 있는 인재를 구하고 있다.

물론, 이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대학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MZ 세대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디지털 방식의 소통 전환을 위해 모든 부문을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다. 전공 콘텐츠의 기술 활용을 위한 소프트웨어 융합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비대면 수업 상황에서도 학생들과의 상호작용을 위해 실시간 화상 수업과 메타버스 강의를 진행한다. 10년 후면,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 기기를 접하고 AI와의 교류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성장한 알파 세대(2010년 이후 출생)가 대학생이 된다. 디지털 전환과 혁신은 미래세대 성장과 대학의 생존을 위해 당면한 현실이다.

패션 디자인과 학생들은 이미 텍스타일 디자인을 2D로 제작하여 온라인 DTP(디지털 텍스타일 프린팅) 업체에 인쇄를 의뢰하고, 원단을 받아 실물 의상을 제작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또한, 3D 의상을 제작하고 메타버스 캐릭터에 입혀 AR 런웨이를 구성하고 패션 필름으로 제작할 수 있으며, 이에 블록체인 기술을 입혀 고유성을 부여한 상품(NFT)으로 상업화할 날이 머지않았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지역의 우수한 일자리가 얼마나 있는지 묻고 싶다. 서울이 세계적 도시로 성장하는 동안 부산은 대도시 중 가장 먼저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생산인력이 고령화하고, 디지털 전환이 늦어지고, 인재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면 디자인 경쟁력은 저하될 수밖에 없고 이는 산업 축소로 이어질 것이다.

무엇보다도 부산의 섬유패션산업은 100여 년의 역사에 기반한 경험과 에너지가 축적되어 있다. 비록 사업체 수는 감소하였으나 부가가치액과 수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12개의 대학이 패션/의류 전공학과를 보유하여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부산시의 역점 사업인 ‘지산학 프로젝트’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산업체의 경험과 노하우가 지역 인재들에게 전해져야 한다. 미래세대가 주도하는 디지털 혁신은 결국 미래산업 육성으로 이어져야 하며, 부산 섬유패션산업의 구조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반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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