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수위 한 달, 지역균형발전은 변죽만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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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서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인수위 출범 한 달을 맞이해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서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인수위 출범 한 달을 맞이해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한 달을 맞아 안철수 위원장은 18일 “역대 어느 인수위보다 묵묵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안 위원장은 여론을 잘못 읽고 있다. 지금 국민들은 인수위의 존재감을 그다지 느끼지 못한다. 인수위는 향후 5년간 국정에 대한 청사진과 실천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 줘야 하는데, 출범 한 달이 지나도록 향후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이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없다. 기껏해야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나 국민 나이를 ‘만 나이’로 통일하겠다는 정도다. 지역균형발전을 비롯해 중대한 국정 현안에 대해서는 대선 공약 수준에서 거의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출범 이후 구체적 실천 방안 제시 못 해

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 강한 의지 보여야


특히 지역균형발전에 대해서는 인수위가 그동안 변죽만 울렸다는 지적이 많다. 인수위 출범 직후 지역균형발전특위가 꾸려질 때만 해도 기대는 컸다. 지역균형발전특위는 4년 내 비수도권의 인구 비중 55%, GDP 비중 60%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지역균형발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힘을 실어 줬다. 하지만 인수위는 이후 구체적 실천 방안은 내놓지 못하면서 오히려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에 기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관심을 끌었던 균형발전부총리직 신설에 대해서도 인수위는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이러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 지역균형발전은 명목상으로만 포함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부울경 주민의 서운함은 더 크다. 우선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는 국책은행 이전 문제가 지지부진이다. 윤 당선인이 산업은행 등을 부산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음에도 논의에 진척이 없다. 인수위가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한다며 ‘세종 TF’, ‘대구·경북통합신공항 TF’는 설치하면서도 ‘산업은행 이전 TF’는 나 몰라라다. 수도권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하기 때문이다. 가덕신공항도 그렇다. 국토교통부가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를 빌미로 완공 시기를 당초 2029년에서 6년이나 늦추려 한다. 이 경우 2030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그런데도 인수위는 아무런 대응을 않는다.

지난 11일 부울경 범시민단체가 ‘국가균형발전 부울경 대정책 6개 안’을 인수위에 전달했다. 이들은 인수위가 균형발전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그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공표하라고 요구했다. 요컨대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인수위의 소극적인 자세와 의지 부족을 질타한 것이다. 인수위는 지역에서 왜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지 철저히 분석하고 반성해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윤 당선인이 기치로 내걸었던 국민통합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바로 지역균형발전에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지 않고선 새 정부의 성공적인 출발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아직 2주 이상 활동 기한이 남은 인수위가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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