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정과 상식’ 강조한 윤 당선인 국민을 위해 결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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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서울 용산공원 내 개방 부지에서 창밖을 살피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서울 용산공원 내 개방 부지에서 창밖을 살피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삐걱거린다. 첫 내각 후보자들에 관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자칫 국정 운영의 동력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우려되는 지경이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입시 의혹이 세간에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19일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처가 부동산 차익 거래 의혹이 불거졌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주중대사 시절 가족이 운영한 법인이 중국 커피 사업을 포기하는 과정에서 거액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아들의 취업 특혜 의혹도 이날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한 ‘공정과 상식’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첫 내각 후보자 관련 의혹 잇따라 제기

밀어붙이기 인사 새 정부에 장애 우려


이외에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아파트 전세 보증금 관련 임대차보호법 위반과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였고,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공무원 해외훈련 제도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정황이 나타났다.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한국외대 총장 시절 ‘금수저 학생 조사’도 비판 대상이다. 이처럼 내각 후보자들의 의혹을 따지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의혹과는 별개로 내각 후보자들의 면면도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다는 평가다. 후보자 14명 중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7명은 이른바 ‘강남 3구’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4명은 병역 면제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사정인데도 정작 윤 당선인은 별문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자녀들의 의대 편입학 의혹, 아들의 병역 판정 의혹 등 각종 의혹의 정점에 있는 정호영 장관에 대해서는 그 정도가 심하다. 자체 검증 단계에서 문제가 발견됐고,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에서도 낙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도 윤 당선인은 “부정의 팩트가 있어야 한다”며 끝까지 안고 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할 때의 상황이 연상되는 대목으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윤 당선인은 전문성과 능력을 기준으로 인선했다고 주장하지만, 결과를 보면 수긍하기 어렵다. ‘복심’으로 불리는 최측근이나 학연 등으로 맺어진 이른바 ‘내 사람’ 인맥 위주로 내각을 꾸렸다는 인상이 짙기 때문이다. 갈등을 초래하는 사안마다 여론에 신경 쓰기보다는 일단 버티면서 밀어붙였던 윤 당선인의 성향을 고려하면, 향후 국정 운영도 비슷한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윤 당선인 측이 19일 “국민에게 보여지기 위한 트로피 인사는 하지 않겠다”라고 밝힌 것도 같은 흐름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런 독불장군식 강행은 오히려 새 정부의 국민통합 드라이브에 장애로 작용할 수 있다. 윤 당선인의 전향적인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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