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병 수발 벅찬데 치매 걸린 금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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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희(70) 씨는 오늘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립니다. 입원 중인 남편을 만나려면, 매번 거쳐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입니다. 그럼에도 2시간의 짧은 만남을 위해, 금희 씨는 일주일에 두 번의 면회를 거르지 않습니다. 움직이지 못하는 남편을 지켜야 하고, 혹시나 남편에 대한 기억을 잃기 전에 좀 더 그의 얼굴을 각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동생·가족 위해 희생했던 남편
사업 부도 후 루게릭병 진단
설상가상 자신은 기억 잃어 가

금희 씨는 남편의 성실함과 선함에 반했습니다. 남편은 젊은 시절 자신을 희생하며 동생 4명을 돌봤습니다. 결혼 뒤엔 금희 씨도 시동생들을 대학까지 보내며 친동생처럼 챙겼습니다. 남편 사이에 1남 1녀가 생겼으니, 금희 씨는 8식구의 살림을 챙긴 겁니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식구도 많다 보니 사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금희 씨는 웃음을 잃지 않고 식당일, 보험일, 청소일까지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어 참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다정하고 사랑스럽던 아들이 먼저 떠났습니다. 삼촌에게 심부름을 보냈는데,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금희 씨는 삶의 큰 버팀목을 잃었습니다. 연이어 남편의 사업까지 부도가 났습니다. 잇단 불행에 어느새 부부와 세상 사이에 담이 쌓이기 시작했고, 가족의 끈도 한 줄 한 줄 끊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쨍그랑’ 소리와 함께 남편의 손에서 물컵이 떨어졌습니다. 곧 178㎝의 건장한 남편도 힘없이 바닥으로 쓰러졌습니다. 진단명은 루게릭병이었습니다. 생소한 그 병은 남편의 모든 걸 앗아갔습니다. 일상적인 동작은 물론 말하기, 음식 섭취 등도 스스로 할 수 없게 됐습니다. 혀와 목의 근육이 약해져 관을 통해 음식을 섭취했는데, 이제는 위 근육마저 약해져 위 조루술을 받아야 하는 단계입니다. 남편은 간신히 손가락만 움직여 “여보 당신이 있어 다행이야…”라는 문자를 보냅니다. 금희 씨는 한없이 눈물이 납니다.

남편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지만, 쌓여만 가는 의료비를 감당하기가 너무 힘이 듭니다.

오랜 병간호와 긴 외로움, 늘어만 가는 병원비와 연체되는 생활비….

현실을 부정하고픈 마음 때문일까요. 지난해 금희 씨는 치매 진단을 받았습니다. 남편의 기억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지만, 순간순간 기억을 잃고 길거리를 헤매는 일이 늘고 있습니다. 금희 씨는 불안함과 외로움 속에서 남편과의 짧은 면회만 기다리며 버티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불행을 겪어야 했던 금희 씨가 부디 작은 여유 속에서 끝까지 남편을 지킬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응원 부탁드립니다.



△사하구청 희망복지지원단 최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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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지난 15일 자 윤기 할아버지 사연
지난 15일 자 윤기 할아버지 사연에 72명의 후원자가 265만 9260원을,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의 공감 클릭을 통해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할아버지의 주거지 마련에 사용됩니다. 윤기 할아버지는 후원금 소식에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연신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건강하고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여생을 보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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