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감옥’ 나온 피부, 이젠 자외선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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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루지처럼 붉게 솟아오른 염증성 여드름은 절대 손으로 만지거나 짜면 안된다. 남포고운피부과의원 이흥렬 원장이 1450nm 파장 레이저로 여드름 치료를 하고 있다. 남포고운피부과의원 제공

지난 2일부터 실외에선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거리두기 완화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쓴 얼굴이 더 익숙해서인지 아직은 분리불안을 겪는 이들이 많아 보인다. 하지만 얼굴 화장 없이 활동할 수 있었던 ‘편리함’도 곧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야외에서 민낯을 드러내야 하는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실내 마스크 착용 피지 분비량 증가
여드름·발진·접촉성 피부염 유발
예민해진 피부, 실외 자외선 취약
PA++ 이상 자외선 차단제 선택
마스크 고를 땐 합성직물 피해야

■마스크 속에서 울고 있는 피부

마스크로 인해 얼굴에 붉은 꽃이 피는 이들이 많아졌다. 마스크가 만들어낸 여드름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마스크니’(Maskne)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마스크(Mask)와 애크니(Acne, 여드름)의 합성어다.

마스크 속의 고온다습한 환경은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땀과 노폐물, 화장품 등으로 인해 모공이 막혀 모낭염을 유발하고, 피지 분비량이 증가돼 다양한 피부문제를 발생시킨다.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마스크 재질과 코 받침의 금속 등이 피부에 지속적으로 닿으면서 접촉성 피부염을 야기하기도 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높은 습도와 땀으로 인해 피부가 예민해지고 발진이 일어나면서 피부장벽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여드름은 마스크가 접촉되는 입 주변과 뺨에 주로 발생한다. 마스크 사용으로 인해 새로 여드름이 생기거나, 기존에 발생한 여드름이 마스크 때문에 심해지기도 한다. 두가지 모두 마스크로 인한 피부 트러블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마스크로 인한 염증성 여드름은 일반 여드름과 다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뾰루지처럼 붉게 솟아오른 염증성 여드름은 흉터를 만들거나 색소 침착을 초래할 수 있다.

남포고운피부과 이흥렬 원장은 “염증성 여드름은 짜거나 건드리면 안된다. 항생제와 소염제를 복용하면서 즉각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며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1450nm 파장 여드름 치료 레이저를 이용해 볼 수 있다. 파장의 범위가 피지샘에 이르기 때문에 피지분비를 감소시키고 새로운 콜라겐 재생으로 모공을 좁혀준다”고 설명했다.

1450nm 파장의 레이저는 여드름을 덜 짜고 치료해도 좋고, 짜고 난 여드름이 다시 곪을 가능성 또한 줄여준다. 피지의 생성을 억제하여 새로운 여드름이 덜 올라오게 함으로써 여드름 치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준다. 시술할 때에도 기존의 압출법보다는 덜 아프다. 단독으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기존의 스케일링과 혹은 플랙셔널 레이저, IPL 등과 병행하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외선으로 인한 색조 질환도 주의해야

마스크를 벗고 야외에 나오면 자외선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날씨가 풀려 온도와 습도가 상승한 상태에서 마스크 착용으로 예민해진 피부는 자외선에 더욱 취약하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에 있는 멜라닌 세포가 과다하게 생성돼 기미, 잡티 등의 색소성 질환을 야기한다. 자외선으로부터 기미, 잡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제는 PA++이상이고, 자외선 A와 B를 모두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 자외선 차단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외출하기 전에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꼼꼼하게 바르고, 2~3시간마다 수시로 덧바르는 것이 좋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미, 잡티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색소질환을 치료하는 레이저를 사용한다. 이전에는 IPL과 레이저토닝을 해왔지만, 최근에 개발된 피코 레이저는 기존 레이저보다 빠르고 강력한 에너지를 발사할 수 있다. 시술 횟수도 줄고 피부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어 부작용을 줄여준다. 시술시간은 약 5~10분 정도 소요되고,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하다.



■생활 속 피부 관리법

마스크 착용에 따른 피부질환 발병률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의 피부 부작용 발생빈도는 30~65%이며 의료인은 그보다 높은 50~7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용 호흡기로 분류되는 N95 마스크를 사용하는 의료인의 피부질환 발병률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마스크는 장시간 연속하여 착용하기 보다는 수시로 벗고 휴식을 취해주는게 좋다. 합성직물 재질의 마스크는 되도록이면 피한다.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은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흔히 발생하는 피부 문제이다. 수분을 공급하게 되면 피부에 보호층이 생겨 건조함을 줄일 수 있다. 보습제는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의 성분이 포함된 것을 선택하고 끈적이지 않을 정도로 가볍게 도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드름을 손으로 만지고 짜내는 건 피부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손에 묻은 세균으로 염증이 심해질 수 있고, 무리한 압출은 흉터를 만들기 때문이다. 만약 얼굴이 가렵거나 열감이 있으면 집으로 돌아와서 세안 후 식염수를 적신 거즈를 10분 정도 올려두고 헹궈내는 것이 염증완화에 도움이 된다.

여드름 환자가 세안을 할 때 얼굴을 뽀드득 뽀드득 씻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강하게 세안하기 보다는 가볍게 거품을 만들어서 얼굴에 묻혀서 샤워기로 얼굴에 뿌리는 식으로 씻어내면 된다.

화장품을 고를 때는 저자극 제품인지 진정에 좋은 제품인지 살펴보고 선택해야 한다. 화학필링, 각질제거제, 레티노이드는 피해야 한다. 천 마스크를 세탁할 때에도 향이 없는 저자극성 세제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이흥렬 원장은 “장시간 마스크를 착용하면 피부가 촉촉해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건조해지고 민감해져 저항력이 떨어진다.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어 바깥 공기와 순환을 시켜주는 것이 피부건강에 좋다”고 강조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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