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저임금 상위권? 통계 따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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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국가 중 상대적으로 높다는 경제계의 주장 관련, 나라별 통계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임금 조사 방식을 바꾼다면 OECD 15개 국가 중 최하위권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부산노동권익센터(이하 센터)는 2023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최저임금위원회 2차 전원회의를 하루 앞두고 한국과 OECD 국가의 최저임금을 비교분석한 자료를 16일 배포했다.

부산노동권익센터, 경총 반박
10인 이상 사업체만 대상 땐
OECD 15개국 중 13위 하위권
코로나 후 세계 각국 인상 추세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2일 열린 최저임금 토론회에서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이 중위임금 대비 62%로 OECD 30개 국가 중 7위를 기록,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고 제시했다.

센터는 OECD 통계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2019년 펴낸 ‘최저임금 통계에 관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국의 모든 사업체를 대상으로 임금을 조사한다. 이에 반해 OECD 일부 국가에서는 노동자 수가 일정 이상인 사업체만 임금 조사 대상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10인 이상 사업체만 대상으로 하는 OECD 14개 국가들과 동일한 기준으로 한국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을 계산하기도 했다. 그 결과 한국은 15개 국가 중 13위를 차지했다. 한국보다 최저임금이 낮은 국가는 에스토니아와 스페인뿐이었다. OECD 국제비교 통계는 국가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준을 일치시키면 순위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센터는 또 세계의 주요 국가들이 코로나19가 촉발한 소득불평등 해소와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높이는 추세라고 전했다.

일본은 지난해 10월부터 적용된 전국 평균 최저임금 기준을 시간당 902엔에서 930엔으로 인상했는데, 이는 최저임금을 시급 기준으로 공표한 2002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이다. 이어 일본 정부는 올해 초 최저임금을 최대한 빨리 시간당 1000엔(약 1만 400원) 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도 연방정부 계약직 노동자 최저임금을 올해 3월부터 시간당 10.95달러에서 15달러(약 1만 8000원)로 인상했다. 또한 미국의 전체 주 절반이 넘는 26개 주가 내년 최저임금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와 뉴욕 일부 지역은 시급 15달러가 될 예정이다. 코네티컷, 매사추세츠주는 2023년에, 뉴저지 2024년, 델라웨어, 일리노이, 로드아일랜드 등 다른 주도 앞으로 몇년간 최저임금 시급을 15달러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황석하 기자 hsh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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