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주가 하락에도 ‘빚투’는 되레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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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리가 인상되고 증시가 침체한 상황에서도 국내 주식시장에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고 있다.

올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고 국내 증시도 단기간에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빚투족’의 고통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2조 2616억 원대로 올 2월 20조 8696억 원, 3월 22조 427억 원 대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달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6일 기준으로 21조 6651억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4월 신용거래잔고 22조 2616억
2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세 보여
증권사들 이자율 잇단 인상 추세
반대매매 규모 3개월 연속 늘어

신용거래융자는 개인 투자자가 일정 기간 증권사에 이자를 내고 빌린 돈을 의미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8월 24조 8000억 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였으나 올 2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인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증가한 점은 개인투자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요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올리면서, 개인투자자가 감당해야 할 이자도 늘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이달 초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0.10포인트(P)~0.50%P 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 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올리는 증권사가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계획이어서 현재 4~7%인 신용거래융자 금리가 올해 안에 연 10%를 넘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금리를 다섯 차례 인상했다. 이 기간 기준금리는 0.50%에서 1.75%로 상승했다.

이처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올라가자, 신용거래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반대매매를 당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29일 기준 176억 4600만 원으로 올 2월 125억 1100만 원, 3월 155억 9300만 원 등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돈일 빌려 구입한 주식(미수거래)의 결제 대금을 내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치우는 거래 방법이다. 또 미수거래는 개인투자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사흘 후 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이다.

반대매매가 늘었다는 것은 높은 이자 등을 이유로 미수거래 결제 대금을 갚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점을 의미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올 들어 국내 증시가 침체되고 최근 이자까지 연일 상승하면서 빚을 내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들이 큰 수난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 당분간 급격한 주가 반등이 없고 기준금리 인상 등 악재가 지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면서 빚을 내 투자하는 등 무리한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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