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최초 ‘부산 16곳’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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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기초단체장 결과 분석

국민의힘 ‘압승’, 민주당 ‘참패’, 군소후보 ‘고전’.

1일 실시된 제8회 부산지역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다. 이번 부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완벽한 승리를 거뒀고, 더불어민주당은 예상 밖의 패배를 당했다. 군소정당과 무소속 등 제3지대 후보들은 ‘정당 정치’의 한계 앞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대선을 통해 집권당으로 위상이 격상된 국민의힘은 16개 부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이래 특정 정당이 부산 기초단체장을 석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섯번의 지방선거 때까지 민주자유당·한나라당·새누리당 등 국민의힘 계열의 정당이 부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크게 승리했지만 1회(2명) 2회(5명) 3회(3명) 4회(1회) 5회(3명) 6회(1명) 등 매번 1명 이상의 무소속 당선인이 나왔고, 지난 7회 선거 때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에 사상 처음으로 ‘부산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무소속 당선인 없이 부산서 완승
민주, 현직 구청장 11명 모두 패배
울산·경남서도 국힘 ‘압도적 우위’ 군소정당·무소속 후보 선전 ‘눈길’

2018년 지선 때 ‘문풍(문재인 바람)’의 영향으로 부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13석을 차지했던 민주당은 이번엔 ‘완패’했다. 민주당 소속 11명의 현직 구청장들도 신인이 대부분인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상당한 표 차이로 패하고 말았다.

당초 홍순헌(해운대) 정명희(북) 박재범(남) 서은숙(부산진) 노기태(강서) 구청장은 당선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모두 실패했다. 심지어 선거 막판에 민주당 내부에서 “영도, 북, 남, 강서 등 4곳에선 이변이 일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예상된 결과”라고 평가한다. 현직 대통령과 정당 지지도, 부산시장 후보 지지도 3대 요인이 기초단체장 선거의 대부분을 결정짓는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고전이 이미 예고됐다는 것이다. 2018년과 이번 여론조사를 비교하면 단적으로 알 수 있다.

7회 지방선거 직전인 2018년 4월 13~14일 실시한 부산일보·부산MBC·리얼미터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64.8%로 높았고, 민주당 오거돈(46.3%) 후보가 자유한국당 서병수(26.4%) 후보를 크게 앞섰다. 정당 지지도도 민주당(42.2%)이 한국당(23.3%)보다 훨씬 높았다. 그 당시 민주당이 부산 기초단체장 13석을 차지한 가장 큰 이유다.

이번에는 정반대다. MBN·리얼미터의 5월 9~10일 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59.2%)가 부정평가(34.2%)보다 훨씬 높았고, 국민의힘 박형준(57.6%) 후보가 민주당 변성완(29.4%) 후보에 배 가까이 앞서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정당 지지도 역시 국민의힘(56.4%)이 민주당(30.9%)을 압도했다. 국민의힘이 보수 정당 사상 초유의 대기록을 남긴 배경이 된 셈이다.

그러나 부산과 달리 경남에서는 민주당 기초단체장이 당선됐다. 장충남 남해군수 당선인은 국민의힘 강풍을 뚫고 리턴 매치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또 울산·경남에선 군소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선전했다. 울산 동구에선 진보당 김종훈 당선인이 국민의힘 천기옥 후보를 제쳤고, 경남에선 함양, 의령 등에서 보수 성향의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되기도 했다. 이들 무소속 당선인들은 당선 후 국민의힘 입당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다만 전통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했던 양산에선 국민의힘 나동연 당선인이 3선에 성공했고, 김해에서도 국민의힘 홍태용 후보가 당선됐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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