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정치 안 돼” 경고에도… 커지는 민주당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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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내 계파 갈등에 경고장을 날리면서 야권에선 ‘팬덤 정치’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한다. 하지만 친이재명계에서는 “이 정도 비난을 견디지 못하면 의원 할 자격이 없는 것 아닌가”라며 거세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1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강한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전당대회가 되면 우리는 그냥 강한 야당, 그러나 집권을 못 하는 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는 8월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현행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 방식인 ‘당심 90%(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당원 5%), 일반 국민 10%’가 아닌 민심을 대폭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심 50%·민심 50% 조정 △대의원 표심은 당심 50% 내에서 반영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 삭제 등을 골자로 하는 전당대회 선출 룰 개혁을 제안한 바 있다.

우상호 위원장 ‘수박’ 비판 발언
이상민 의원 “더 강경했어야” 등
‘분열 경계령’ 후 변화 요구 높지만
친명계 “없는 계파 해체 이상한 말”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우 위원장이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였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같은 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우 위원장이)공부 모임 절대 하지 않도록 비대위원장으로서 그런 조치를 취해야 됐어야 된다고 본다”며 “(우 위원장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나름 각오와 또 어떤 소위 그런 아주 볼썽사나운 언어 사용 언동은 금지한다, 이런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전체적으로는 부족했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이 지난 12일 취임 첫 일정인 기자간담회에서 “‘수박’이라는 단어를 쓰는 분들은 가만히 안 두겠다”며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했지만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엔 역부족이란 뜻으로 해석된다. ‘수박’은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라는 뜻으로 쓰이는 은어다.

이처럼 당내에선 우 위원장의 ‘분열 경계령’ 후 변화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만 친명계에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대선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대위 대변인을 맡았던 현근택 변호사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금 몇몇 의원들이 하소연을 한다”며 “핸드폰에 문자가 많이 찍혀서, 사무실로 팩스가 쏟아져서, ‘수박’이라고 조롱해서 힘드신가”라고 힐난했다.

현 변호사는 “지지와 응원은 받고 싶지만 비난은 받기 싫은 것으로 보인다”며 “비난하는 사람이 있으면 지지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당원들이 비난하면 왜 비난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친명계로 꼽히는 김남국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계파정치로 파벌정치를 계속해 온 분들이 ‘없는 계파’를 해체하라고 하면 정말 이상한 말로 들리지 않겠느냐”며 “도둑이 선량한 시민에게 도둑 잡아라 소리치는 꼴”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비대위는 같은 날 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으로 4선의 안규백 의원을 위촉했다. 선거관리위원장으로는 3선의 도종환 의원을 위촉했다. 비대위는 두 사람 임명 안건을 당무위원회에 올릴 예정이다.

이은철 기자 eunche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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