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부산 중기 “공장 돌릴수록 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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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켈 가격이 2년 전 t당 1500만 원에서 최근에는 5000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표면처리(도금) 업계에서 니켈은 구리, 아연과 함께 핵심 원자재인데, 이렇게 많이 오르다 보니 사실상 제 살 깎기를 하면서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

부산 녹산공단 A표면처리 업체 대표의 말이다. 원자재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면서 부산 중소기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니켈 가격 2년 전 대비 3배 올라
알루미늄·주석 등 줄줄이 인상
원청업체에 상승분 요구 안 먹혀
금리까지 인상돼 기업 부담 가중
기업 “제살깎기 하며 겨우 버텨”

원자재 중 니켈 가격은 가장 정점을 찍었을 때 t당 6500만 원까지 상승한 적이 있어 부산 표면처리 기업 중 실제로 파산한 기업도 나왔다.

A업체 대표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다 보니 당연히 단가가 인상이 되는데 원청업체인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에 요청을 해도 반영이 안 된다”면서 “중소기업계가 꾸준히 ‘납품단가 연동제’를 주장하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녹산공단의 B표면처리 업체 대표 역시 “대기업은 역대 사상 최대 실적을 찍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도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한 단가를 받아줄 생각이 없어 허탈하다”며 “원자재 가격이 올라 기업이 적자로 전환되다 보니 은행에 빚도 내기 어렵고, 직원을 내보내다 못해 다 포기하고 잠적하는 업주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표면처리 업계뿐만 아니라 원자재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업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연탄의 수입단가도 지난해 3월 56달러에서 4월 기준 240달러로 5배 가까이 상승했다. 유연탄으로 열병합발전소를 돌려 섬유 염색을 하는 패션컬러업계도 발전소를 돌릴수록 손해라며 아우성이다.

이 외에도 알루미늄 200%, 주석 200%, 아연 100% 등 제조업체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올라 중소기업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부산울산중소기업중앙회 김기훈 본부장은 “원자재는 계속 상승하는데 금리는 인상돼 기업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올해 계획된 투자나 고용도 어려워지고 연쇄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정책 금융지원을 확대해 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미 기자 mi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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