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자이언트 스텝’ 공포에… 코스피 ‘심리적 저항선’ 2500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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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에 금리 0.75%P 인상>

1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 포스트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처리하다가 이마를 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미국 물가 충격 여파로 전날에 이어 14일도 하락하며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2500선을 내줬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46%, 11.54포인트(P) 떨어진 2492.97에 장을 마치며 전날에 이어 종가 기준 연저점을 경신했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500선을 하회한 것은 2020년 11월 13일(2493.87)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14일 2492.97로 하락장 마감
1년 7개월 만에 2500선 아래 추락
삼성전자·네이버 등 신저가 경신
미 물가 충격에 이틀 연속 연저점

지수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증시 급락 여파로 전장보다 31.55P(1.26%) 내린 2472.96에 개장해 장 초반 한때 2457.39까지 떨어졌다.

이후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장중 잠시 2500선을 회복했으나 상승 전환하지 못하고 등락을 거듭하다 2490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2785억 원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반면 기관은 1947억 원, 개인은 405억 원을 사들이며 지수의 추가 하락을 방어했다.

시장에서는 14∼15일 열리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스텝(0.5%P 인상)을 넘어 자이언트스텝(0.75%P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할 확률이 93.0%로, 하루 전날 23.2%에서 4배로 급등했다. 투자은행(IB) 바클리스, 제프리스에 이어 골드만삭스, 노무라 홀딩스, JP모건 등도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 10일 공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8.6% 상승해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날 미국 증시가 높은 물가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우려가 확대되며 급락한 영향으로 코스피, 코스닥이 모두 하락했다”며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며 경기 침체 우려도 고조됐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서는 테슬라에 공급할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 증설 소식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2.77%)의 상승이 두드러졌고 다른 종목들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0.32% 떨어진 6만 1900원으로 마감해 3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네이버(-0.39%), 카카오(0.13%) 역시 전날에 이어 장중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코스닥시장은 800선 붕괴 직전까지 갔으나 800선 사수에 성공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19P(0.63%) 내린 823.58에 마감해 종가 기준 2020년 10월 19일(822.25)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2.52P(1.51%) 내린 816.25에 개장해 한때 804.38까지 내려갔다가 낙폭을 줄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977억 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이 879억 원, 외국인이 36억 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2년 3개월 만의 최고치를 경신한 뒤 외환당국의 개입 등 영향으로 상승 폭을 줄이며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4원 오른 달러당 1,286.4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7.5원 오른 1291.5원에 개장한 뒤 1292.5원까지 상승해 종전 연고점인 지난 5월 12일의 1291.5원(장중)을 넘어섰다.

이후 외환당국이 장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구두개입에 나서고,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 물량이 나오며 환율의 추가 상승이 제한됐다.

이주환 선임기자 jhwa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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