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BTS 활동 중단, K팝 되돌아보는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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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년 만에 단체 활동 중단을 선언해 충격을 주고 있다. BTS는 14일 올린 유튜브 영상에서 “미처 돌아보지 못한 개인의 성장을 위해 단체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완전체 모습의 BTS를 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팬클럽 아미(ARMY)만 놀란 것이 아니었다. 전 세계 주요 통신사를 비롯해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CNN 방송, BBC 방송 등 유력 매체들은 일제히 이 소식을 주요 뉴스로 전했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이 “BTS는 팀 활동과 개별 활동을 병행하는 계획을 밝힌 것”이라고 수습에 나섰지만 불가항력이었다. 세계 최정상 그룹의 단체 활동 중단은 K팝을 넘어 세계 가요계와 대중문화에 큰 파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성숙할 기회 박탈하면 오래 못 가
대중문화인 병역특례 속히 결론을

BTS는 세계 무대에서 K팝의 한계를 넘어서 한국 대중음악의 가능성을 확장한 일등 공신이다. 대중음악 사상 최초로 ‘그래미 어워즈’에서 후보로 지명됐고, 지난해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수상했다. ‘대한민국은 BTS 보유국’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동안 우리를 위로하고 국위를 선양해 준 BTS 멤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한편으로 BTS의 활동 중단은 K팝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필요도 있다. 리더 RM은 “K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다.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겉으로만 성장하고 인간적으로 성숙할 기회를 박탈당하면 오래가지 못 한다. 이 문제에서 자유로운 K팝 그룹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멤버 전원의 입대가 예정되었다는 점도 활동 중단 선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BTS는 2023년부터 현역 징집 대상이 된다. ‘BTS 병역특례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국방부와 병무청이 모두 부정적인 반응이어서 전망은 어둡다. 앞으로도 유사한 병역 문제가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일본의 한 문화 칼럼니스트는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이 소프트파워를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저한 공을 세운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병역특례 제도 도입 여부는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국민 여론을 수렴해 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

BTS의 단체 활동 중단으로 당분간 K팝 시장은 무주공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심점을 잃은 K팝 팬덤이 이탈할 것이란 예상과 더불어 다른 그룹들이 BTS의 공백을 메우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스스로 결핍을 인정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장기 포석을 둔 BTS의 용기 있는 결정을 존중한다. BTS를 오래 보고 싶다. 그렇기에 K팝 아이돌 가수 육성 시스템의 문제점은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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