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 출신 많아 민생 살리기 기대감… 국힘 일색에 견제 역할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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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앞둔 9대 부산시의회 (상)

‘격변기’ 부산을 이끌 제9대 부산시의회가 다음 달 1일 출범한다. 기업인, 자영업자 등 경제 분야 종사자가 포진한 만큼 코로나19, 금리인상으로 촉발된 경기 침체를 극복하는 데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의석 대다수를 차지하는 초선도 대체로 구의회에서 잔뼈가 굵어 노련한 의정에 대한 안팎의 기대감도 있다. 그러나 일당 독점 체제로 견제·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용할지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기업인·자영업자들 다수 포진
경험 풍부한 구의원 출신 초선 많아
다양성 부족 소수 의견 배제 우려
민주당 비례 2명 외 모두 국힘 소속


■정책 전문성·노련미 ‘기대’

9대 시의원 면면을 두고 경제 분야 전문성과 정치력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직업별로 볼 때 7대보다 기업인이 배(5→10명)로 늘었고, 법무·세무 등 다양한 경제 분야 종사자들도 포진했다. 자영업 등 직접 사업체를 운영하는 당선인만 전체의 34%(16명)에 이르러 민생·경제 정책에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인 경제인으로는 부산상공회의소 부회장인 강철호(동1), 해동그린파워펌프 대표인 안재권(연제1), 신발 제조에 필요한 자재를 유통하는 김재운(부산진3) 당선인이 거론된다. 글로벌 자동차부품 수출업체를 운영 중인 강 당선인은 회원사 투표로 뽑히는 부산상공회의소 의원 출신의 첫 시의원이다. 선거운동 당시 기업 유치로 원도심 등 낙후된 지역을 되살리겠다는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다. 신발 산업 육성에 힘써 온 김 당선인은 현재 국민의힘 부산시당 중산층서민경제위원회 위원장도 맡아 자영업자를 대변한다.

9대 시의회는 의정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평가도 받는다. 시의원 기준으로 볼 때 4선이 1명, 3선 2명, 재선 9명, 초선이 35명이다. 초선 비율이 상당하지만 정치 신인보다는 구의회 출신 등 지역 정치에 몸담았던 인물이 많다. 윤일현(금정1) 당선인은 6대 후반기 금정구의회 의장을 지냈고, 송상조(서1) 당선인은 3선 구의원 출신에 부의장을 지냈다. 이 밖에 임말숙(해운대2)·박철중(수영1)·배영숙(부산진4)·윤태한(사상1) 등의 당선인도 구의회 부의장 출신이다.



■정책 다양성·부산시 견제엔 ‘우려’

9대 시의회는 8대보다 30~40대 시의원 비율이 다소 낮아졌다. 평균 연령은 53세로 8대(52세)와 큰 차이가 없지만 40대는 17명에서 8명으로 대폭 줄었고, 30대도 5명에 불과했다. 학력도 모두 대졸 이상으로, 고졸이 3명 포진한 8대와 차이를 보였다.

노련한 의정과 정책에 대한 전문성이 기대되는 인적 구성이다. 하지만 소수의 목소리를 잘 대변할지를 놓고는 의견이 갈린다. 시의회 본연의 역할인 행정기관을 감시·견제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지도 의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2명을 제외한 45명 모두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으로 일당 독점 체제가 구축됐다. 부산시와 원활한 소통으로 굵직한 정책들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부실한 행정 견제, 제 식구 감싸기 등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처럼 열악한 의정 환경에서 30대인 서지연, 반선호 민주당 시의원들이 어떤 존재감을 발휘할지도 주목된다.

부산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일당 독점 체제는 가덕신공항 조기건설,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등 부산에서 진행되는 국가적인 프로젝트에 큰 힘이 될 수 있지만, 견제 세력이 없다 보니 전반적으로 의정의 역동성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이런 조건에서 여야를 떠나 소신 있는 행보를 보이는 시의원들이 크게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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