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면 젊음의 거리, ‘문화예술의 메카’ 꽃피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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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문화예술 공연이 일상 회복의 기운을 타고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해변에만 집중됐던 거리음악 공연도 도심의 최대 번화가인 서면에까지 무대를 넓히고 있다 하니 듣던 중 반가운 뉴스다. 25일 오후 3시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열리는 인디 뮤직 페스티벌 ‘소확행’은 코로나19 이후 거리예술 활성화의 새로운 출발을 추동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리라는 점에서 특별한 기대를 모은다. 다음 달에는 서면에서 거리 디제잉 파티 행사도 계획돼 있다고 한다. 전포동과 부전동을 품고 있는 서면 일대는 젊은 기운이 꿈틀거리는 부산의 대표적인 열린 공간이다. 이참에 이 일대를 거리예술의 메카로 만드는 큰 그림도 그려 봄 직하다.
일상 회복 기운 타고 거리 공연 기지개
장점들 살려 야외 축제 큰 그림 그릴 때

그동안 코로나19 사태로 공연을 존재 이유로 삼는 대중 예술의 입지가 좁아졌던 게 사실이다. 이번 ‘소확행’ 행사는 시민들이 인디 음악 특유의 흥겨운 난장 무대에 자유롭게 몸을 맡겨 에너지를 만끽할 기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부산의 젊은 뮤지션을 발굴하고 공연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가 좋다. 거리에는 예술이 넘치게 하고 음악가들에게는 무대를 제공하는 이런 행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본다. 부산진구청이 주최해 오고 있는 이 행사가 자치단체장이 바뀐다고 중단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문화예술 행사의 생명력은 연속성에 있기 때문이다.

‘소확행’ 행사를 계기로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야외 공연의 외연 확대를 꾀하는 것은 실로 바람직한 방향이다. 거리에서는 음악뿐만 아니라 디제잉, 버스킹과 마술, 춤 등 시민과 호흡하는 다양한 장르의 축제가 가능하다. 유동 인구가 많은 사통팔달의 이점을 살리면 서면이 거리예술의 메카로 발돋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미 영광도서와 옛 동보서적 중심으로 일대에 넉넉한 거리 공간이 조성돼 있는데, 여기에 집회 장소로 주로 쓰이는 쥬디스태화 옆 도로와 이른바 젊음의 ‘핫플레이스’로 손꼽히는 전포동 카페거리, 그 한복판에 위치한 청소년 체험 공간 놀이마루, 재개발을 앞둔 59년 역사의 부전도서관 일대가 포진해 있다. 이것들을 잘 엮어 각종 거리예술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하는 다이내믹한 문화 공간에 대한 복안이 필요하다.

부산은 과거 ‘재미난 복수’를 필두로 한 거리예술 축제가 활기를 띤 때가 있었다. 보행자와 자동차로 정신없던 거리에 무대를 세우고 노래와 춤, 전시, 프리마켓을 열어 젊은이의 해방구 역할을 했다. 지금은 이런 문화가 다소 퇴색돼 있지만 부산은 신명 난 거리예술의 DNA가 흐르는 고장임이 분명하다. 서면 일대는 이미 거리예술을 꽃피울 좋은 환경을 갖췄다. 공연 내용을 알차게 채워 거리들을 잘 연결시킨다면 서면은 소비와 향락이 아닌 젊음의 에너지와 예술의 자유가 흐르는 부산의 랜드마크로 우뚝 설 수 있다. 서면의 변신, 결코 실현 불가능한 상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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