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생식기 건강 지키려면 산부인과와 친해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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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생리통과 하복부 통증이 있어도 참고 견디는 여성들이 많다. 웬만하면 산부인과에 가기 싫어한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심하다.

이들이 산부인과를 피하고 꺼리는 이유가 뭘까. 상당수는 산부인과에서의 진찰 및 상담과정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다. 미혼 여성이 산부인과에 가는 것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편견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난소종양·자궁내막증·자궁근종 등
젊은 층 발병률 증가 정기 검진 중요
간단한 초음파·혈액검사 진단 가능
자궁내시경·복강경 수술 99% 치료
흉터·통증·합병증 적어 만족도 높아

■젊은 여성, 산부인과 방문 망설이지 마라

임신과 출산 외에도 산부인과를 찾아야 할 이유는 매우 많다. 여성 생식기는 매달 한 번씩 자궁에서 출혈이 있기 때문에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구조이고, 질환이 있어도 모른 채 방치하기 쉽다. 그래서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미국 등 서양에서는 초경을 시작하는 시기에 어머니와 딸이 산부인과에 함께 방문해 부인과 검진을 시작한다. 산부인과에서 피임이나 자궁경부암 등에 대한 교육도 받기 때문에 미혼 여성들이 여성질환 검진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이 적은 편이다.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등의 증상으로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부끄럽다는 생각에 참고 넘겨선 안된다. 산부인과 방문을 기피하면 조기진단과 치료시기를 놓치게 된다. 특히 젊은 여성의 경우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불임과 습관성 유산, 조산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에디스여성병원 박현주 원장은 “요즘은 젊은 여성에서도 난소종양,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등의 질환이 자주 발견된다. 산부인과는 임신과 출산뿐만 아니라, 여성 건강을 위해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친해져야 하는 곳”이라고 조언했다.



■젊은층 흔한 난소종양, 자궁내막증, 근종

결혼을 앞둔 20대 후반의 K 양이 반복되는 생리통으로 산부인과를 찾았다. 배가 자주 아프고 아랫배가 살짝 나온 느낌이 있었는데 검사결과 7㎝ 크기의 난소종양이었다. 다행히 양성이었고 복강경 수술로 제거가 가능했다.

난소는 인체의 장기 중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종양이 발생한다. 이곳에 생긴 종양을 통틀어 난소종양이라고 한다. 대부분은 양성으로 물혹(낭종)인 경우가 많다. 주기적 배란을 하는 가임기의 20~40대 여성에서 잘 생기며 자연소실 되는 경우가 흔하다. 아주 드물게 악성인 난소암이 발견되기도 한다.

난소종양의 크기가 작을 때는 증상이 없지만, 종양의 크기가 커지면 주변 장기를 압박하며 소화불량이나 아랫배의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종양이 악성인 경우에는 병이 진행되면서 자궁출혈과 구토 등의 증상이 생긴다. 특히 생리 불순, 생리통 등 생리 관련 이상 증상이 있거나 아랫배 압박감이나 복통 등이 있다면 반드시 진찰을 받아야 한다.

자궁내막증도 20~30대 여성에게 발병률이 늘어나는 추세다. 유병률은 가임기 여성의 약 10~15% 정도다. 자궁내막증이란 자궁 내에 있어야 하는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밖의 복강에 존재하는 경우를 말한다.

자궁내막증은 생리혈의 역류나 유전적 요인, 면역학적 요인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증상은 심한 생리통과 더불어 지속적인 골반통, 성교통, 하복부와 다리통증 등이 있다. 생리 중이 아닌데도 골반통이 있을 경우 이는 자궁내막증일 가능성이 높다. 가임기 여성이 임신이 안될 경우에도 원인을 찾아보면 자궁내막증인 경우가 흔하게 관찰된다.

그외에도 젊은 여성에서 자주 발견되는 부인과 질환으로 자궁근종, 자궁내막용종이 있다. 자궁근종은 자궁을 이루고 있는 평활근에 생기는 종양이며 양성질환이다. 생리량 과다가 가장 흔한 증상이며 골반 통증, 생리통, 빈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없는 경우도 절반 가량 된다.

자궁내막용종은 자궁 내에 용종(폴립)이 돌기 모양으로 튀어나와 있는 것을 말한다. 증상이 있는 경우는 질 출혈, 생리량 과다, 생리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40대 넘어서 잘 생기지만 최근 들어선 젊은 연령대에서 발생 빈도가 증가 추세다.



■여성 질환 99% 내시경 수술로 가능

젊은 여성들에게서 자주 관찰되는 난소종양,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등은 간단한 초음파와 혈액검사, 복강경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확진이 되면 개복을 하지 않고 자궁내시경(자궁경)이나 복강경 수술로 진행하여 치료할 수 있다.

자궁내시경 수술은 질과 자궁경부를 통해 내시경과 수술장비를 넣어 병변만 선택적으로 제거한다. 이전에는 불필요하게 자궁을 절제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내시경을 이용하면서 정확도와 수술의 만족도가 훨씬 높아졌다. 당일 입원해 바로 퇴원할 수 있고, 퇴원 후에도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

복강경 수술은 복부를 개복하지 않고 배꼽과 복부에 0.5㎝ 크기의 구멍을 통해 작은 내시경을 삽입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복강경은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개복수술보다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출혈과 통증이 매우 적다. 수술시간이 짧아지면서 합병증과 감염 위험도 적어졌다. 수술할 위치가 좋으면 구멍을 한 개만 뚫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을 하기도 한다.

박현주 원장은 “그동안 에디스여성병원에서 개원 이후로 7000여건의 부인과 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했는데 그중 5% 정도만 개복수술로 진행됐다. 3회 이상 개복수술한 과거력이 있거나, 결핵 골반염 등으로 유착이 있을 때 아주 제한적으로 개복수술을 한다. 현재는 99% 가량을 내시경으로 진행하고 있어 불필요한 자궁적출이 없고 환자 만족도가 훨씬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김병군 선임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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