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국군묘지 2곳, 국가가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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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구 죽림동의 가락 국가관리묘역.

6·25 전쟁 당시 전사한 국군 장병이 묻힌 부산 강서구 국군묘지 두 곳이 국가관리묘역으로 지정돼 국가보훈처의 체계적인 관리를 받게 됐다. 그동안 자발적으로 묘지를 관리해 온 주민들은 호국 영령들이 마음 놓고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안도감을 드러냈다.

국가보훈처는 부산 강서구 천성동, 죽림동 국군묘지 2곳을 각각 제9호와 제10호, 부산 가덕도 국가관리묘역과 가락 국가관리묘역으로 지정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들 2곳에는 국가유공자로 인정된 31명을 포함해 6·25 전쟁 전몰 용사 유해 64기가 안장되어 있다.

한국전쟁 전몰용사 64기 안장
천성동·죽림동 2곳 대상
보훈처, ‘국가관리묘역’ 지정

국가관리묘역은 2020년 국립묘지법 개정 이후 생긴 것으로 기존 국립묘지 외에 국가유공자 등이 포함된 합동묘역을 국가가 관리하는 제도다. 부산보훈청은 2곳에 전담 관리원을 배치해 수시로 묘역 상태를 점검하고, 국기게양대, 안내문 등 각종 시설을 관리하게 된다. 국가보훈처는 관리 예산으로 매년 1억 4800만 원가량을 투입할 예정이다.

1952년 묘역이 조성된 이후 강서구청은 국군용사 충혼탑과 충혼비를 건립하는 등 지역 보훈단체와 함께 이곳을 관리해왔다. 하지만 부산 유엔기념공원 등과 달리 묘역의 존재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묘역 관리를 전담하는 부서나 인력이 없는 탓에 체계적인 관리가 쉽지 않았다. 강서구청은 관리를 강화해야한다는 유족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난해부터 국가관리묘역 지정을 추진했다.

그동안 주민들은 자원봉사로 묘지를 관리했다. 사단법인 ‘봉사와 헌신으로 나라사랑’은 매년 현충일과 추석 등에 제초 작업을 했다. 강서구에서 물류회사를 운영하는 배인균 이사장은 2012년부터 묘역 인근에 나무를 심거나 안내판을 세우는 등 2억 원 이상을 투입했다.

배 이사장은 “회사를 운영하면서 강서구에 방치된 국군묘지가 있다는 소식을 처음 접하고 현장을 찾아가 봤다”면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잘 살게된 것은 국군 장병들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음 세대에게 모범을 보이자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보훈처는 부산시, 육군본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아직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지 않은 33명에 대해 국가유공자 등록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국가관리묘역 지정은 그동안 법적 테두리 안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합동묘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탁경륜 기자 ta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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