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쓰담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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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시민단체, 여러 기관의 행사에 자주 등장하는 이벤트가 있다. ‘플로깅’이다. ‘줍깅’이라는 말로 대체되기도 하는데 조깅하며 쓰레기를 줍는 행동을 뜻한다.

스웨덴에서 시작한 ‘플로깅’은 스웨덴어의 ‘플로카 업(plocka upp·줍다)’과 ‘조가(jogga·조깅하다)’를 합성한 ‘플로가’에서 나온 말이다. 북유럽을 중심으로 확산하다가 2018년 무렵부터 유럽 전역과 아메리카, 아시아 지역 등으로 퍼져 나갔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초래할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플로깅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플로깅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을 넘어 실제로 조깅보다 운동효과가 더 큰 것으로 확인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뛰는 동작으로만 구성된 조깅과 달리 플로깅은 쓰레기를 줍기 위해 무릎을 구부렸다 펴거나, 쪼그려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까지 있어 대표적인 하체 근력운동인 스?R이나 런지의 자세와 비슷하다. 또 수거한 쓰레기를 들고 뛰기 때문에 조깅보다 칼로리 소모가 더 많은 것이다.

플로깅의 방법은 간단하다. 조깅하기 전 쓰레기를 담을 봉투와 장갑을 준비한 후 정한 목적지까지 뛰거나 걸으면서 보이는 쓰레기를 봉투에 담은 후 분리수거로 마무리하면 된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늘어나며 한국도 플로깅 모임이나 플로깅 웹사이트가 여러 개 있다. 플로깅을 한 인증사진을 올리면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있어 환경보호와 상품 획득이라는 일석이조를 기대할 수도 있다.

조깅보다 운동 효과가 큰 만큼 플로깅을 시작하기 전 준비운동은 꼭 필요하다. 실제로 주말에 플로깅 행사에 참여한 지인은 다리 근육이 뭉쳐서 며칠 고생했다는 후일담을 들려주기도 했다. 플로깅을 시작하기 전 10~15분간 몸을 빠르게 움직이면서 관절을 풀어 주고 몸을 데워 주는 것이 좋다.

날씨가 좋아지면서 플로깅 행사가 여기저기서 열리는데 아직은 플로깅이라는 말을 어색해하는 이들도 있다. 마침 국립국어원은 플로깅을 대체할 순우리말로 쓰담달리기를 제안했다. 쓰레기를 담아 달린다는 뜻도 있고 쓰다듬는 동작을 표현하는 단어인 ‘쓰담’처럼 지구를 보듬자는 의미도 있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이 함께 근교 공원이나 바닷가에서 쓰담달리기를 해 보면 어떨까. 일석이조 뿌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김효정 라이프부장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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