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보건 위기 우려를 초래한 원숭이두창이 국내에 유입됐다. 부산에서도 의심환자가 발생했다가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이 과정에서 방역 공백이 확인되는 등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잠잠해진 감염병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독일서 입국 내국인 ‘양성’ 판정
엔데믹 이후 감염병 위기감 고조

22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방역 당국은 21일 독일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내국인 A 씨와 20일 입국 뒤 부산지역 병원(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 격리된 외국인 B 씨를 원숭이두창 의심환자로 분류해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유전자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했다. 이들 가운데 A 씨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로, 입국 뒤 공항에서부터 격리돼 지역 내 전파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18일 두통 증상이 시작됐고 21일엔 피부병변까지 나타나 입국 즉시 질병관리청에 의심 신고를 했다. A 씨가 탑승한 비행기의 인접 좌석 승객에 대해서는 능동감시가 이뤄지고 있다.

부산에서 의심환자로 분류된 B 씨는 최종적으로 수두 감염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원숭이두창 의심 증상에도 입국 뒤 하루 동안 방치된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 B 씨는 19일부터 인후통·수포성 피부병변 증상 등이 발생했다. 하지만 20일 입국 당시 발열이 없었고, 건강상태 질문서에는 ‘증상 없음’으로 표기해 별다른 제재 없이 공항을 나왔다. 이후 21일 오전 부산지역 병원을 찾았고, 이날 오후 4시 병원 측이 의심사례로 신고하고 격리 조치했다. 증상 발생부터 신고까지 이틀이 걸린 셈이며, 확진자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없으면 방역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확진 판정을 받은 A 씨 사례에서도 자발적인 신고가 없었을 경우 지역 내 전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김백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