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결국 우리도 뚫렸다… 전파력 낮지만 긴장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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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입 ‘원숭이두창’ 어떤 병?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보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코로나19에 비해 전파력이 크게 약해 팬데믹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하지만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확진 시 증상이 오래가는 등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감염병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희소바이러스성 인수공통감염병
올해 48개국 3100여 명 확진자
천연두와 유사 중증화 사례 적어
발열·오한·두통 뒤 얼굴·손 발진
아프리카 제외 지역 치명률 낮아
숨은 감염자·지역 전파 우려도

■원숭이두창에 걸리면 어떤 일이

원숭이두창은 희소 바이러스성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동물과 사람 모두 감염이 될 수 있다는 뜻으로, 1958년 원숭이에게서 처음 발견됐고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으로 사람 감염 사례가 나왔다. 이후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 됐으나, 올해 영국 등 유럽으로 중심으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에만 지금까지 48개국에서 3100명 가까운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된다.

증상은 두창, 일명 ‘천연두’와 비슷하다. 다만 중증화 정도 등은 천연두보다 낮다. 감염되면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들이 먼저 나타나고 림프절이 붓기도 한다. 이어 1~3일가량 지나면 얼굴 등에서 발진이 나타나 전신으로 퍼진다. 발진 부위엔 물집이나 고름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손에는 수포성 발진과 함께 가려움증이 심하다. 잠복기는 6~21일 정도로 비교적 긴 편이며, 증상은 2~4주 정도 지속돼 꽤 오래간다.

대부분 확진자는 4주 이내에 증상이 사라지고 완치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3~6% 안팎이다.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아프리카를 제외한 비풍토병 지역에선 치명률이 매우 떨어진다. 의료 인프라 등이 부족한 아프리카 지역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해 치명률이 올라간 것으로, 건강에 이상이 없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15일 기준으로 올해 발생한 원숭이두창 전 세계 확진자 2103명 중 사망자는 1명(나이지리아)에 불과했다.

그러나 신생아, 어린이, 면역저하자 등의 경우 심각한 후유증이나 치명적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방역당국 역시 “치명률이 상당히 높은 편으로, 감염병에서 치명률이 1%만 넘어도 높은 것”이라고 경계심 유지를 당부하고 있다.

원숭이 두창 전용 치료제는 아직 없지만, 천연두 치료제로 쓰인 항바이러스제들이 효과가 있다. 덴마크 제약회사인 바바리안 노르딕의 ‘임바넥스’ 백신도 개발돼 있다. 정부는 천연두 치료제 치료제 ‘테코비리마트’ 약 500명분을 다음 달 국내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원숭이두창 어떻게 걸리나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보다 전파력이 매우 약하다고 평가된다. 공기 중 감염으로 감염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침이나 비말로 감염될 가능성이 있지만, 역시 흔한 경우는 아니다. 병변이나 체액 등이 주로 전파 매개체가 되며 환자의 물집이 터지면서 나오는 진물에 접촉해 감염되는 사례가 다수다. 즉 밀접접촉이 아니라면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올해 갑작스럽게 원숭이두창이 확산되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 기간 전파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특히 잠복기가 길게는 3주 가까이 이어질 수 있어, 드러난 것 이상으로 확산 범위가 넓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미 국내에 ‘숨은 감염자’가 있고 지역 내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만일 지역 내 전파가 이뤄지기 시작하면 면역저하자 등에서도 확진 사례가 나오기 시작해 희생자가 발생할 수 있다.

한편 WHO는 오는 23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원숭이두창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를 검토할 예정이다. PHEIC는 WHO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질병과 관련해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로 그만큼 원숭이두창 확산 사태를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의미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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