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페스티벌·콘서트 계절 ‘티켓 사기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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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후 첫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대형 인기 공연이 속속 재개되면서 중고거래 사이트 등을 통한 ‘티켓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에 사는 박 모(21) 씨는 최근 콘서트 티켓을 양도하기로 하고 돈만 받고 잠적한 판매자 A 씨를 경찰에 사기죄로 신고했다. 박 씨에 따르면 A 씨는 박 씨에게 오는 24~26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워터밤 서울 2022’ 콘서트 티켓 3장을 정가에 양도하기로 했지만 39만 6000원을 입금 받고 연락이 두절됐다.

트위터·중고사이트 등서 거래 후
돈 챙긴 채 전화 끄고 연락 두절
소보원도 개인 간 거래라 개입 못 해
사기의심계좌 조회 서비스 통해
3개월 간 3회 이상 신고 확인을

A 씨는 지난 8일 트위터 게시글을 보고 처음 거래 여부를 문의한 박 씨에게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실제 예매 내역을 보여주고 “QR코드가 나오기 전까지 좋은 표가 있다면 환불해드리고 사정이 있으시면 말씀 편하게 해 달라”며 박 씨를 안심시켰다. 그는 입금이 확인되면 콘서트 10일 전인 지난 14일까지 QR코드 형태의 티켓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박 씨는 그날 바로 A 씨 명의 계좌에 39만 6000원을 보냈다.

이후 박 씨는 지난 12일 구매한 티켓 3장 중 2장을 환불하려고 A 씨에게 연락했지만, A 씨는 휴대전화 전원을 꺼두는 등 잠적했다. 박 씨는 지난 14일 A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트위터에서 자신 외에도 A 씨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같은 공연 표를 양도받으려다 돈만 송금하고 티켓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더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들은 수십 명이 가입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집단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박 씨는 “코로나로 그동안 페스티벌이 열리지 않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공연이라서 이번엔 꼭 가고 싶었다”며 “적은 돈이 아닌데 사기를 당해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여름 휴가철이 가까워지면서 재개된 유명 콘서트나 페스티벌은 티켓팅 ‘광풍’으로 순식간에 매진 행렬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자 정가 양도는 물론 웃돈을 주고서라도 티켓을 구하려는 ‘암표 거래’도 성행한다. 실제 중고 거래 사이트나 소셜미디어에서는 공연 이름만 쳐도 티켓을 팔겠다는 게시글이 무더기로 나온다. 부산의 경우 올 7월 30일 ‘워터밤 부산’, 8월 20일 ‘싸이 흠뻑쇼’ 등 대표적인 여름 대형 공연이 예정돼있다.

경찰에 따르면 콘서트 티켓을 온라인에서 사고파는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인 것은 아니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에서도 암표매매를 경기장, 역 등 오프라인 공간에서 웃돈을 받고 티켓을 거래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끼리 온라인에서 티켓을 거래하려다 판매자가 돈만 받고 잠적한다면 사기 등에 해당될 수 있다. 최근에는 중고거래 사이트를 통한 비대면 거래가 활발해 범죄 위험성이 높다.

한국소비자원은 애초에 암표를 거래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라고 조언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원은 소비자와 사업자 간 거래를 다루는 기관이라 개인 간 거래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해 줄 수는 없다”며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는 경우 거래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또 경찰청 사이버수사국 사기의심계좌 조회 서비스를 통해 거래하려는 계좌가 최근 3개월 간 3회 이상 신고가 접수되었는지 확인 후 거래를 하는 것도 사기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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