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된 지자체 신구 구청장 ‘기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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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결과 단체장 대거 교체를 앞둔 부산 기초지자체 곳곳에서 현직 구청장과 당선인 간 ‘기 싸움’이 불거지고 있다. 구청 내부에서도 조직 개편과 인사의 향방을 주시하며 긴장감이 높아진다.

22일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지난 20일 인사위원회에서 국장과 과장 등 총 5명의 인사를 의결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의 임기를 열흘여 남기고 단행된 인사다.

해운대구 국·과장 등 5명 인사
당선인 측 “무리한 인사” 반발
금정구 작은도서관 개관식
일정 놓고 ‘월권’ 논란 일기도

소식이 알려지자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당선인은 즉각 반발했다. 김 당선인은 “당선인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인사로,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한 무리한 인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순헌 구청장은 “인사위원회는 인사를 최종 결정하는 게 아니라 해당 인물이 적임자라는 판단을 내리는 기구일 뿐이며, 인사 최종 승인은 당선자가 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금정구에서도 현직 구청장과 당선인 사이 사이 미묘한 ‘기 싸움’으로 논란이 일었다. 김재윤 금정구청장 당선인은 당초 이달 중 예정된 작은도서관 개관식을 취임 이후로 미룰 것을 제안했다가 ‘월권’ 논란이 일자 결국 취소했다. 이에 주민들의 주목이 높은 작은도서관 개관식을 두고 새 구청장과 현 구청장이 ‘치적 다툼’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 당선인은 “취임 이후에 개관식을 열 것을 협의해보자는 의사만 전달했을 뿐이었다. 현 청장님이 6월 중 개관 의지가 커 결국 기존 일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정기 인사를 앞둔 공무원 사회는 조직 개편과 인사 방침의 향방을 두고 촉각을 곤두세운다. 연제구청 내부에서는 순차적으로 승진하는 공직사회 원칙을 타파하는 ‘파격 인사’를 선호했던 이성문 현 구청장의 인사 방식과 달리 주석수 당선인은 기존 관행대로 인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일부 주요 보직의 교체도 유력하다는 말도 나온다.

부산시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도 인사 일정을 묻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부산의 한 구청 공무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이 대거 바뀌면서 공무원들이 이번 인사에 특히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당선인도 이러한 분위기를 아는 만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인사를 진행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성현·변은샘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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