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두려워하면 초격차 해양수산 강국 어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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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해양수산 초격차 포럼

29일 부산 국제금융센터에서 해양수산 분야의 초격차 기술 개발과 혁신을 논의하는 ‘제1차 해양수산 초격차 포럼’이 성황리에 열렸다. 박희재 서울대 교수가 기조강연을 하는 모습과 자유토론 장면(아래 작은 사진). 이재찬 기자 chan@

한국이 글로벌 해양수산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논의의 장이 열렸다. 해양수산 전문가들은 해양수산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이 있는 핵심 분야를 발굴, 과감한 투자를 통해 ‘초격차’ 기술을 개발하고 혁신을 이뤄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일보·KMI·캠코 등 공동주최
조승환 장관 “추격자서 선도자로”
R&D부문서 대체불가 기술 물꼬
해양 네트워크 통해 생태계 조성

29일 오후 부산국제금융센터 3층 캠코마루에서 부산일보,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캠코 등이 공동주최한 ‘제1차 해양수산 초격차 포럼’(이하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김종덕 KMI 원장, 장영수 부경대 총장, 도덕희 한국해양대 총장, 박희재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조 장관은 인사말에서 “대한민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추격자’에서 벗어나 ‘선도자’가 돼야 한다”며 “해양수산 분야에서도 ‘초격차’ 성장 가능성이 있는 핵심 어젠다를 발굴해 과감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초격차로 향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고견을 요청했다. ‘초격차’란 단순한 시장 파워나 상대적 우위가 아닌 비교불가한 절대적 기술 우위와 그에 걸맞은 구성원의 격을 의미한다.

포럼 의장을 맡은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다양한 초격차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혁신 성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기대한다”며 포럼의 시작을 알렸다.

기조강연을 맡은 박희재 교수는 산업혁명과 같은 급격한 발전은 모두 대체불가능한 초격차 기술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초격차의 핵심은 혁신을 수용하는 것이고, 역사적으로 보면 혁신을 거치지 않은 집단은 ?i겨나거나 멸종됐다”며 “혁신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행동가인 기업의 역할, 제도개선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이 초격차 기술 개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초격차 기술 개발과 혁신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먼저, 초격차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관련된 다양한 기관들이 원팀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대영 KAIST 교수는 “해수부, 산업부, 과학기술부, 관세청 등 주무 부처와 해양수산 관련 정부 연구소, 대학, 민간 기업들이 협력 네트워크를 조성해야 한다”며 “함께 이슈를 분석하고 통합된 미래 추진 전략을 수립하면서 산업 생태계 조성 계획을 같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해양과학 기술 분야의 핵심 연구 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먼저 R&D 부문에서 초격차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웅서 KIOST 원장은 “KIOST가 해양수산 분야의 초격차 기술개발, 대체불가 기술 개발, 해양 산업 리드형 기술 개발 등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면서도 “이를 위해서 연구 결과의 실패도 용인해 주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KIOST는 이를 위해 50년간 축적해 온 연구 역량을 토대로 기술 개발에 앞장설 것이며, 해수부와 부산시를 비롯한 지자체와 같은 유관 기관 등과 협력해 초격차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컨테이너 선사의 경우 맞춤형·통합형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갖추는 게 초격차 성장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형태 삼성SDS 상임고문은 “국제물류, 로컬물류 등의 경계는 허물어진 지 오래고, 모든 물류 기업들은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마지막 도착지까지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해운뿐 아니라 해운과 철도운송을 연계한 서비스 상품 개발도 필요하고, 해운 관련 사업 외 유통물류 센터, 항공기, 트럭 등 다른 물류 자산에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영진과 주주층에서 필요성에 대한 강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어야만 이러한 부분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장영수 부경대 총장은 개선을 넘어선 혁신을 위한 초격차 성장을 위해서는 인재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부경대는 해양수산 리더 발굴을 위해 ‘캠퍼스 아시아 사업’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융합형 인재 양성 과정을 진행 중이다. 장 총장은 “개선을 추구하는 실무적 능력뿐 아니라 리더십을 가진 인재를 발굴, 육성해야 한다”며 “실패하더라도 도전을 독려하고 큰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인재를 기르는 ‘테스트 베드’를 목표로 대학을 운영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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