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 대표 이재명 vs 97그룹, 박지현 전 위원장도 출마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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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인가, 대이변인가.’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 구도가 이재명 대 97(90년대 학번·70년대생)그룹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당내 강한 저지 움직임에도 이재명 상임고문의 출마는 이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친문(친문재인)계 대항마인 전해철·홍영표 의원이 불출마하는 대신 97그룹 출신들이 쇄신론을 앞세워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미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세 명이 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 당 쇄신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팬덤 정치’와의 결별을 주장한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막강 팬덤 갖춘 이재명 당권 유력
97그룹 후보 단일화, 최대 변수


현재는 직전 당 대선후보인 데다 ‘개딸’ 등 강력한 팬덤을 갖춘 이 고문이 무난하게 당권을 쥘 것이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대선은 물론 후보로 직접 나섰던 6·1 지방선거에서 당이 참패하며 책임론에 중심에 섰지만, 최근 대선후보 선호도를 물은 한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인지도와 영향력에서 그를 대적할 당내 인사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의 의뢰로 지난달 28~29일 만 18세 이상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 고문의 당권 도전에 대해 반대가 48.6%로 찬성 42.6%보다 많았다. 당내 대세론과 달리 일반 여론에서는 이 고문에 대한 비토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97그룹 후보들도 그런 점을 파고 든다. ‘이재명 대표’로는 중도 확장이 어려운 데다 특히 대장동과 백현동 개발,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에 대한 검경 수사가 빠르게 진척되면서 이 고문의 사법 리스크에 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그러나 이 고문에 비해 인지도와 세력에서 크게 못 미치는 97그룹 후보들이 각개약진할 경우 승부는 불 보듯 뻔하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이재명 대세론을 흔들 유일한 변수로 단일화가 꼽히지만, 97그룹 후보들이 한데 섞이기에는 그동안의 행보나 계파가 ‘이질적’이어서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박 전 위원장의 경우,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만이 당 대표 선거에 나설 수 있는 당규 개정이 출마의 선결 과제다.

당 대표 선거와 함께 진행되는 최고위원 선거 역시 친명 대 반명 구도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 고문에 가까운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의 김남국 양이원영 이수진(동작을) 장경태 의원 등이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친문재인계에서는 고민정 의원이 주변에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고문이 현재 예상처럼 당 대표가 되고, 처럼회 소속 의원들마저 지도부에 대거 들어갈 경우 민주당은 사실상 ‘이재명당’으로 완전하게 재편될 전망이다.

전창훈 기자 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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