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산업도 연구 개발 필요… 공학 교수와 시너지 효과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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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균 부산대 의대 박사

부산대학교병원 교수들은 모두 수술과 진료를 할 수 있을까? 정답은 ‘노’다. 부산대에는 당연히 의대 교수님들이 많다. 하지만 가끔 특이한 전공의 교수도 볼 수 있는데 김동균 박사도 그중 하나다. 김 박사는 생명공학 박사다. 김 박사는 진료, 수술 등은 하나도 할 줄 모른다. 김 박사는 “종종 병원에서 일하는 교수라고 하면 의사인 줄 알고 본인의 걱정거리를 털어놓는 데 주워듣는 이야기만 많을 뿐인 공학 박사라고 하면 다들 ‘거기서 뭐 해요’라는 반응을 보인다”며 웃었다.

김 박사도 원래는 의대와는 전혀 상관없는 ‘평범한’ 공학 박사였다. 하지만 2016년 의생명과학 연구단지 조성을 위한 부산대 산학연연구단지조성사업단의 일원이 되면서 ‘의대’의 일원이 됐다. 김 박사는 “의대에서는 진료, 수술을 할 수 있지만 의료 산업을 위해서는 R&D(연구 개발) 등이 필요하다”며 “의대 교수와 공학 교수의 시너지 효과가 매우 중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산학연단지조성사업단 사무국장 맡아
생명공학 전공, 의료와 시너지 창출
기업 40여 곳 유치·특허 100개 늘려

김 박사는 부산대 산학연연구단지조성사업단의 사무국장으로 일하며 40여 개의 입주 기업을 유치했다. 그리고 부산대병원의 특허를 100개가량 늘렸다. 부산대병원이 부산의료산업계의 한 축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든 셈이다. 김 박사는 “사업 능력을 가진 기업은 전문 지식을 가진 교수들과 매칭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부산 서구에는 부산대, 동아대, 고신대 등 대학병원 3곳이 모여 있다”며 “전국 어디에도 이만큼 대학병원들이 집적된 곳은 없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최근 김 박사는 지역특화산업육성을 위한 ‘라이프케어 기업 주도형 전략 제품 고급화 지원’ 사업의 총괄책임자가 됐다. 대학병원에서 이러한 일을 맡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지원 사업은 공공기관의 몫이 많았다.

김 박사는 “주요 라이프케어의 최종 수요자 중 하나는 대학병원인데 처음부터 현장의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유도한다면 시장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며 “제품의 테스트도 대학병원에서 진행할 부분이 있다면 신뢰도 등에서 충분히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안과 교수들과 함께 약시, 근시, 사시 등 3종 안질환에 대한 맞춤형 기능 강화 콘텐츠도 연구 중이다. VR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활용해 홍채 인식과 동공 크기 등을 분석, 위험군을 분류하고 이와 연동된 시기능 치료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 박사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다양한 안질환이 발생하고 있는데 맞춤형 강화 훈련을 통해 기능 저하를 막거나 일정 부분 회복까지도 가능하다”며 “누구나 쉽게 접해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연구 중이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부산이 가진 의료 산업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아쉬운 부분도 언급했다. 부산에 다양한 인프라가 있지만 대규모 연구를 위해서는 수도권의 큰 기업을 찾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김 박사는 “바이오 기업의 본사가 부산에 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 부산에서 연구소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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