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의 ‘핵관’ 불리는 장제원, 요즘 예전 같지 않다면서…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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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통령 만찬 대상서 빠져
‘숨은 실세’ 박성민은 잠행 거듭
일각서 PK 친윤계 변방설까지

장제원 의원. 부산일보DB 장제원 의원. 부산일보DB

‘권력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요즘 정치권 일각에서 부산·울산·경남(PK) 친윤(친윤석열)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까지 핵심 실세로 불렸던 PK 정치인들의 위상이 갑자기 추락하거나 국민의힘 내부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실에 포진해 있는 PK 인사들도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중추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 중심에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이 있다. 그는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아 새 정부 출범 작업을 주도하면서 전국적인 인물로 부상했지만 최근에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얘기가 많다. 윤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 윤한홍·이철규 의원의 10일 만찬에 장 의원이 제외된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언론들은 일제히 “장 의원만 빼고 윤핵관이 다 모였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서울 여의도 정가에선 ‘권성동-장제원 알력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물론 권성동 원내대표가 13일 “장 의원과 나의 관계에 대해 지나치게 추측이 난무하는 것 같다”며 “잘 지내고 있고 지역구 일이 있어서 불참한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해명했지만 “두 사람 사이가 과거와 같지 않다”는 얘기가 퍼지고 있다. 두 사람은 당대표 직무대행체제와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 당내 현안에 대해 입장이 다소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중구청장 시절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워 ‘숨은 실세’로 통하는 박성민(울산 중) 의원도 이준석 대표 비서실장을 사퇴한 뒤 잠행을 거듭하고 있다. 20대 대선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기현(울산 남을) 전 원내대표도 세결집을 시도하며 당대표 선거에 집중하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스스로 ‘실세’라고 자랑했던 일부 초선들의 입지도 상당히 축소된 상태다.

대통령실의 PK 출신들도 윤 대통령에게 수시로 직보하는 박성훈 기획비서관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그다지 영향력이 없다.

이 때문에 정가에선 “PK 출신들 중에서 여전히 실세로 남아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돈다.

이처럼 PK 친윤계의 위상이 급격히 추락한 이유는 결속력 부재와 각자도생식 정치활동 때문이다. 대구·경북과 충청, 강원 등 다른 권역에선 정치인들이 서로 도와가면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PK에선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일부 PK 친윤계 내부의 알력과 갈등은 중앙 정치권에서도 소문날 정도로 심각하고, 부울경 출신들 간의 자리다툼도 치열하다.

그런 점에서 PK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이 이날 “6개월 동안 당 대표 권한과 원내대표 권한을 동시에 갖는 것이 과연 민주정당으로서 올바른가, 권력이 한쪽으로 너무 집중되지 않는가 하는 우려들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PK 친윤계를 거들고 나선 것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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