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북강서을 반드시 승리를”… 지역위원장 ‘고심 또 고심’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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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마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마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더불어민주당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역구인 부산 북강서을 지역위원장 자리를 두고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두 번에 걸쳐 심사 결과를 당 최고 의결 기구인 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했으나 모두 반려한 상황이다.

민주당 비대위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의를 갖고 조강특위가 추천한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 정진우 전 지역위원장, 최지은 지역위원장 등 북강서을 지역위원장 후보 ‘3인 경선안’에 대한 추가 심의를 결정했다. 조강특위는 앞서 지난 11일 최 위원장을 단수로 추천했지만 당시에도 비대위는 재고를 요구했다.


변성완·정진우·최지은 경선 번복

‘필승 후보’ 찾기에 두 번이나 반려

조강특위, 14일 재논의 예정

끝내 무산 땐 차기 지도부가 결정


이처럼 비대위가 조강특위 결정에 대해 두 차례나 재논의를 요청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표면상으로는 북강서을이 가진 상징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강서을은 노 전 대통령이 2000년 16대 총선에서 ‘정치 1번가’ 종로구 대신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도전한 지역구다. 여기다 낙동강 벨트 중심지로 부산·울산·경남(PK) 선거 승리를 위한 핵심 키로 꼽히는 만큼 민주당이 ‘필승’을 벼르는 곳이다. 이에 2년여 앞으로 다가온 22대 총선에서 탈환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후보 경쟁력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면에는 변 전 대행과 최 위원장의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비대위의 고민이 자리잡고 있다. 정 전 위원장은 2004년 17대 총선부터 해당 지역에서 출마해온 ‘터줏대감’이다. 반면 최 위원장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북강서을에 전략 공천장을 받아 지역에 뿌리내린 지 2년 정도에 불과하다. 변 전 대행은 이번 6·1 지방선거 참패 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북강서을로 이사하면서 ‘자기 정치’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비대위는 민주당 인재 영입 인사인 최 위원장과 부산시장 후보로 나서며 몸집을 키운 변 전 대행이 입을 수 있는 ‘정치적 상처’라는 경우의 수를 마냥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조강특위는 14일 회의를 열고 다시 논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조강특위 관계자는 이날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비대위 요청에 따라 14일 특위위원들과 의견을 나눈 뒤 15일 (비대위)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비대위가 15일 회의에서도 조강특위의 보고를 반려하면 내달 28일 전당대회에서 뽑히는 차기 지도부가 해당 지역 위원장 선임건을 직접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비대위는 부산진을은 이상호 전 행정관, 이현 전 시의원, 조영진 전 위원장이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들의 초박빙 승부를 예측하는 분위기다. 기장은 최택용 위원장이 유임됐다. 다만 최 위원장 선임을 두고 조강특위 내에선 다양한 의견이 분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부산 18개 지역구 민주당 지역위원장 선출이 마무리 단계에 수순에 접어들었다. 선임이 완료된 지역은 △중영도 박영미 △서동 최형욱 △부산진갑 서은숙 △동래 박성현 △남을 박재호 △북강서갑 전재수 △해운대갑 홍순헌 △해운대을 윤준호 △사하갑 최인호 △사하을 강문봉 △금정 김경지 △수영 강윤경 △사상 배재정 등이다. 당초 연제(김태훈, 이성문)와 함께 2인 경선 지역으로 분류된 남갑은 박재범 전 남구청장이 지역위원장직 응모를 철회하면서 이강영 전 남구의원이 지역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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