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자동차부품 기업 SNT모티브-코렌스 ‘기술 유출’ 공방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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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불거진 전기차 모터 기술 유출 의혹과 관련해 13일 SNT모티브와 코렌스EM 양 사가 배포한 입장문. 최근 불거진 전기차 모터 기술 유출 의혹과 관련해 13일 SNT모티브와 코렌스EM 양 사가 배포한 입장문.

부산경남 최대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SNT모티브와 코렌스 간 기술 유출을 둘러싼 갈등이 경찰 수사로 확대될 전망이다.

SNT모티브는 코렌스로 이직한 전직 SNT모티브 임직원 3명을 비롯해 코렌스와 자회사 코렌스EM, 코렌스EM 대표이사를 피고소인으로 한 고소장을 부산경찰청에 제출했다고 13일 밝혔다. SNT모티브는 이들을 업무상 배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현 법률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 혐의로 고소했다. SNT모티브 측은 올 2월에도 같은 내용의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SNT,전직 임직원·코렌스 상대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경찰 고소

“이직 직원, 저장장치로 기술 유출”

코렌스 측, 무고 등 혐의 맞고소

“기술은 독일 업체 제휴로 확보

합작회사 설립 거부하자 고소”


코렌스 측은 오히려 잘 됐다는 입장이다. 수개월간 해소되지 않고 있는 코렌스 측을 향한 억울한 의혹들에 대해 이번 기회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려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두 회사 간 갈등의 시작은 2012년 2월 코렌스 회장의 아들 A 씨가 SNT모티브 기술연구소 모터개발팀에 병역특례로 입사하면서부터다. A 씨는 3년 뒤 병역특례를 마치고 퇴사했다. 당시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보였다. 그러나 A 씨의 퇴사 2년 뒤인 2017년부터 SNT모티브 연구원들의 이직이 늘어났고, 총 20여 명의 모터개발팀 팀장과 자동차부품 관련 연구원, 엔지니어 등이 코렌스로 직장을 옮겼다.

SNT모티브 측은 해당 직원들의 잇단 이직에 대해 A 씨가 수년간 SNT모티브에서 근무하며 쌓은 인맥을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렌스는 2019년 전기차 모터 관련 자회사 코렌스EM을 세우고, 이들 상당수를 코렌스EM에 배속했다. 현재 코렌스EM의 대표이사는 A 씨다.

SNT모티브 측은 기술 유출까지 주장한다. SNT모티브 관계자는 “이직한 직원 일부는 모터 관련 중대한 영업비밀 자료들을 회사에서 승인받지 않은 이동식저장장치(외장하드, USB)와 이메일을 통해 몰래 유출한 정황이 있다. 이 같은 유출 정황은 회사 내부 전산망에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주장했다. SNT모티브는 코렌스 측이 SNT모티브 협력업체까지 찾아가 SNT모티브 측에 납품하는 모터 부품 생산라인의 일부 장치를 가져가거나 촬영했다고도 주장했다.

코렌스 측은 발끈했다. 이날 반박 입장문을 내고 “명예훼손, 무고 등의 혐의로 고소를 진행할 것”이라고 맞대응에 나섰다. 코렌스 측은 “올 2월 SNT모티브가 당사의 범죄 의혹을 제기했을 때에도 당사는 SNT모티브의 주장이 허무맹랑한 거짓임을 밝혔고, 지금도 그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인력은 공개채용을 통해서 모집한 것으로, 당사자들이 이직을 선택한 것이며 당사의 기술은 독일 업체와 제휴를 통해 확보한 것”이라는 게 코렌스 측의 주장이다.

코레스 측은 이어 “의혹 제기 이후 SNT모티브 측은 오히려 여러 차례 당사를 찾아와 양 사 간 합작회사 설립 등 기상천외한 제안을 했다”며 “당사의 자체 기술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런 제안을 할 수 있나”고 되물었다. 그리고 “당사가 SNT모티브 측의 황당한 제안을 거절하자, 의혹 제기 후 5개월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 당사를 상대로 고소하는 것은 당사의 기업 이미지를 깎아내리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주장했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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