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사망사건 총학생회 입장문 '뭇매' 왜?
인하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캠퍼스 내에서 대학생이 성폭행 당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발표한 입장문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인하대 총학생회는 이날 학교 홈페이지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 '눈물을 삼키며, 미어지는 가슴을 안고'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올렸다.
총학생회는 "어제 15일 가슴 아픈 참사가 있었습니다. 겨우 20살, 아직 꽃 피우지 못한 우리의 후배이자 동기였습니다. 그저 떨리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터져 나오는 울음을 가까스로 참으며 고개만을 떨굴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어제 15일,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렇게 겨우 20살, 누군가의 소중한 친구이자 동기가 허망하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비통합니다. 정녕 이렇게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것입니까?"라고 덧붙였다.
총학생회는 "머릿속을 맴도는 질문과 끝없는 눈물을 삼키며 미어지는 가슴을 안고 하나뿐인 가족이자 친구 그리고 동기와 후배를 떠나보낸 이들을 위로합니다. 그리고 우리 곁을 떠난 그를 추모합니다. 할 수 있는 말이 이뿐이라 송구스럽니다"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로 글을 마무리했다.
이후 일부 누리꾼은 총학생회가 입장문에서 가해자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인터넷에 비판의 글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동급생인 가해자 처벌에 대한 입장,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하겠다는 내용은 어떻게 한 문장도 없는 거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무슨 시 쓰냐? 참사라면서 라임 맞춘 감성 글은 뭐냐"고 비판했다.
한편 인하대 캠퍼스 내에서 또래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같은 학교 남학생의 구속 여부가 17일 결정된다. 인천지검은 전날 오후 준강간치사 혐의로 경찰이 신청한 인하대 1학년생 A(20) 씨의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A 씨는 지난 15일 새벽 시간대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내 한 단과대학 건물에서 지인인 20대 여성 B 씨를 성폭행한 뒤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5층짜리 학교 건물 안에서 성폭행을 당한 B 씨가 3층에서 지상으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A 씨는 B 씨가 숨지기 전 마지막까지 함께 술을 마셨으며, 범행 당시 해당 건물에는 이들 외 다른 일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현장 인근 CCTV에는 당일 오전 1시 30분께 A 씨가 B 씨를 부축한 채 학교 건물로 들어가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