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예능·영화까지…성 소수자 사랑 다룬 ‘퀴어 콘텐츠’ 판 커진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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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소수자들의 사랑을 다룬 ‘퀴어 콘텐츠’ 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남의 연애’와 ‘메리 퀴어’ ‘하숙집 오!번지’ 포스터. 웨이브·시즌 제공 성 소수자들의 사랑을 다룬 ‘퀴어 콘텐츠’ 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남의 연애’와 ‘메리 퀴어’ ‘하숙집 오!번지’ 포스터. 웨이브·시즌 제공

성 소수자들의 사랑을 다룬 ‘퀴어 콘텐츠’ 판이 커지고 있다. 웹툰·웹소설에서 주로 소비되던 예전과 달리 올초부터 인기 장르로 급부상하더니 이젠 드라마와 예능, 영화로 제작되며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남·남’(男·男)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가 쏟아질 예정이다.

21일 웨이브에 따르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남자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남의 연애’와 ‘메리 퀴어’는 16일 기준 웨이브 신규 유료 가입 견인 순위에서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날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와 인기 예능 ‘런닝맨’의 신규 유료 가입 견인을 제친 수치다.

‘남의 연애’는 여섯 명의 남성이 ‘남의 집’에 입주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연애 관찰 프로그램이다. 이달 16일 처음 공개됐다.

‘메리 퀴어’의 주인공 역시 동성 커플이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당당하게 밝히고 연애와 결혼을 바라보는 커플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 콘텐츠는 이달 8일에 처음 시청자를 만났다. 눈에 띄는 건 시청시간의 급격한 증가다. 웨이브에 따르면 ‘메리 퀴어’는 공개 2주 만에 43% 증가했다.

동성애를 다룬 웹드라마 ‘블루밍’과 ‘수업 중입니다’도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었다. OTT 시즌은 지난 7일 하숙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5명의 남자 주인공들의 연애를 그린 시트콤 ‘하숙집 오!번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극장판인 ‘시맨틱 에러: 더 무비’ 스틸 컷. 왓챠 제공 극장판인 ‘시맨틱 에러: 더 무비’ 스틸 컷. 왓챠 제공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시맨틱 에러’ 포스터. 왓챠 제공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시맨틱 에러’ 포스터. 왓챠 제공

본격적인 ‘BL(Boys Love·남성 동성애) 열풍’을 불러온 건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시맨틱 에러’다. 이 작품은 지난 2월 공개 직후부터 줄곧 ‘왓챠 톱10’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캠퍼스 로맨스를 다루지만, 다른 연애 드라마와 다르게 두 남학생이 주인공이다.

시리즈가 인기를 끌자 극장판인 ‘시맨틱 에러: 더 무비’까지 만들어졌다. 이 영화는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됐는데, 예매 시작과 동시에 초고속 매진되는 등 주목받았다.

‘시맨틱 에러’의 성공에 퀴어 콘텐츠 제작은 더욱더 탄력을 받은 모양새다. 올 하반기에만 ‘비의도적 연애담’ ‘오 나의 어시님’ ‘따라바람’ ‘신입사원’ ‘해피메리엔딩’ ‘본 아페티’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 등 남남(男男)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가 쏟아질 예정이다.

이러한 흐름에 글로벌 OTT 넷플릭스도 성 소수자 콘텐츠 제작 가능성을 열어뒀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성소수자 콘텐츠를 구분하지 않고 ‘이야기’에 집중한다”며 “얼마나 재미있고 출연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를 중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 소수자 콘텐츠 제작에 제약을 두지 않고 있다”면서 “좋은 이야기가 나오면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고 했다.

한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일부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BL 장르에 성공 사례가 생기면서 콘텐츠를 바라보는 편견이 많이 없어졌다”며 “이젠 퀴어 콘텐츠가 재미와 신선함을 함께 잡을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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