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한방] 안면마비, 수면 부족 학생도 증상 많아… 침·부항·한약 등 한방치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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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환자가 왼쪽 눈이 감기지 않은 채 진료실로 들어왔다. 마스크를 벗으니 입이 돌아가 있었고, 좌측 이마주름이 지어지지 않으며, 좌측 입술의 긴장도가 떨어져 이가 보이지 않았다. 말초성 안면마비 환자였는데, 올해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공부량이 늘면서 잠자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얼굴 표정, 눈물과 침의 분비, 미각, 청각 등 많은 기능과 연관된 안면신경은 인체 부위 중 가장 쉽게 마비가 생기는 신경 중의 하나다. 그 중에서 ‘벨 마비’는 일반적으로 편측성의 불완전 또는 완전 안면마비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신경과 질환의 하나다.

벨 마비는 장년층에서 많이 나타나지만, 10대의 어린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어 방심할 수 없는 질환이다. 학업량이 늘어나면서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중학교 신입생이나 고3 수험생, 대학교 신입생들이 많이 걸린다. 과로 탓에 면역력이 떨어진 장년층 환자도 많다.

벨 마비의 정확한 원인은 현재까지 알려져 있지 않으나 다수의 연구를 통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벨 마비 환자들은 상기도 감염 증상이 선행해 나타날 뿐 아니라 안면신경 조직과 슬신경절 조직에서 단순포진 바이러스가 발견된다. 또한 안면신경에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는 경우, 과로와 스트레스, 추운 날씨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중추성 안면마비는 뇌졸중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으로, 이마의 주름짓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단순 말초성 안면마비와 구별된다. 구안와사가 왔다고 진료실로 들어오시는 환자들 중 중추성 안면마비인 경우가 다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MRI 촬영이 필요하며 반드시 뇌졸중을 확인하고 추가적인 검사 후 치료를 받아야한다.

본원에서는 초기 양약 치료와 더불어 침, 약침, 전침, 부항, 매선, 한약치료를 병행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마비 증상은 한방에서 실증(實證로)인 풍증에 가깝지만, 실제 발병의 원인은 정기가 허한 것에 가깝기 때문에 초기와 이후 한약을 다르게 처방한다. 초기 발병시에는 안면마비의 마비 증상을 개선할 수 있도록 이기거풍(理氣祛風)하는 한약을 처방하며, 이후에는 정기의 허한 부분을 보충하는 한약을 처방한다. 일반적으로 발병 한 달 정도가 증상 회복이 가장 빠르게 일어나는 시기이며 이때 한약 복용을 진행해주는 것이 좋다. 마비된 신경의 재생과 근력의 회복이 진행되는 3개월 정도까지는 꾸준히 이어 복용하기를 권한다.

치료와 더불어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충분한 휴식과 정서적인 안정을 유지하고 급격한 온도 변화는 최대한으로 줄여야 한다.

박여빈 삼세한방병원 진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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